생포 이라크군 통일된 군복 없이 제각각… 정예군·농사꾼 등 배경도 다양
미·영 연합군에 생포된 이라크군 전쟁포로들은 겉으로 보기엔 전사와 거리가 멀다. 통일된 군복도 따로 없이 복장은 제각각이며 대부분 맨발이다.
아랍 전통의상을 입은 병사가 있는가 하면 나이키에 스웨트셔츠 차림도 있다. 교육수준도 초등학교 4학년 정도이며 태반이 왜 싸우는지 이유도 모른다. 연합군측이 뿌린 항복권유 전단도 본적 없으며 그저 대열에서 이탈하거나 항복하면 전 가족을 처형한다는 준엄한(?) 명령에 이끌려 전쟁터에 나왔을 뿐이다. 외형을 살펴보면 ‘넝마군단’에 가깝다. .
이라크전 개전이래 13일간 생포되거나 투항한 이라크군 포로들은 약 8,000명. 이들 가운데에는 사담 후세인의 정예부대인 공화국 수비대원들에서부터 집에서 농사를 짓다가 전쟁터로 내몰렸거나 현역에서 은퇴한 후 강제로 끌려나온 예비역 준장까지 다양한 배경을 지닌 자들이 서로 뒤섞여 있다.
연합군측은 이라크 내 격전지의 참호로부터, 또 은신해 있는 빌딩에서, 또 길가에서 잡아들인 이들을 사막에 철조망만 친 임시 수용소에 가뒀다가 숫자가 많아지면 본격적인 포로수용시설로 호송하고 있다. 이라크 중부의 팀웨스트에 수용됐던 100여명의 이라크군 포로들은 지난 31일 150마일 남쪽의 수용시설로 이송됐다.
호송을 담당하는 미 해병대원들은 포로들의 머리에 회색 두건을 씌운 후 고무장갑 낀 손으로 이들의 양손을 뒤로 모아 포장용 플래스틱 끈으로 묶었다. 약 10명중 한명 꼴로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변장을 시켰는데, 이들은 따로 분류하여 발목까지 플래스틱 끈으로 묶었다. 이처럼 ‘거친 대우’를 받는 자들은 후세인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한 공화국 수비대원들이라고 한다.
이송되기 위해 트럭에 태워지던 100여명의 포로들은 처형되는 줄 알고 공포에 휩싸였다. 트럭 앞에 무릎을 꿇는가 하면 무서움을 감추지 못하고 손과 온몸을 처절하게 떨었다. 아랍어를 하는 미군은 “해치지 않을 테니 염려 말라”고 소리를 치며 안심을 시키기에 바빴다.
포로수용소에 당도한 후 건강검진을 받고 따듯한 음식을 제공받으면서도 이들은 처형의 공포에서 쉽게 놓여나지 못했다. 눈은 멍하게 풀려 있고, 감사나 증오 표시도 전혀 없이 온통 무표정이다.
팀웨스트에서 이날 이송된 포로들 중 가장 고위직은 예비역 장성으로 그도 역시 강제 동원되어 도로 매복여단을 지휘하게 됐다고 한다.
전투중 그의 부대원 60여명은 수명의 미 해병대원을 다치게 했지만 절반은 사살된 후 모두 포로로 잡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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