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보 - 북핵·수도이전 전세 만회 열변
노후보 - 광주·부산돌며‘서민대변’역설대선이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다. 상황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양상이다. 선거전이 격렬해지면서 유세장은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촌각을 아끼며 곳곳을 훑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표심은 어디든 냉담하다. 잇달아 터져 나온 북풍과 수도이전 문제가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 양후보 진영간에는 연일 불꽃튀는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각각 성남과 서울, 광주와 부산 공략에 나선 두 후보 유세현장을 찾아봤다.
성남 모란시장/이회창 후보
오후 2시30분, 유세시작이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도 주변에는 이회창 후보 지지 피킷을 든 아줌마 부대들이 삼삼오오 유세장에 모여들었다. 3시께 홍보차량이 시장 광장에 도착하자 미리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시장 상인 등 2,000여명의 지지자들은 ‘이회창’을 연호하며 뜨겁게 맞이했다. 처음 수도권에 나타난 이 후보는 상기된 표정으로 연단에 올라 20여분간 북 핵문제와 수도이전 등을 거론했다. 여론조사가 계속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이 후보의 음성과 제스처에는 비장함이 흘러나왔다.
유세장에 나온 한 여성은 “능력과 성향 등을 고려하면 이 후보가 역시 최고”라며 열렬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유세장 주변에는 지지보다는 이 후보를 한번 보기 위해 찾은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60대 중반의 한 남성은 “워낙 유권자들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깊어 나처럼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대하는 유권자들의 고민을 전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4시30분 서울 송파 MBC아카데미의 ‘전국 어린이집 놀이방 연합회’ 지지결의대회 참석, 오후 5시 잠실 롯데월드 방문, 오후 6시30분 강남역 사거리 방문 등 빡빡한 일정의 강행군으로 표심 바꾸기에 전력을 다했다.
광주-부산/노무현 후보“지역감정 타도의 기수”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14일 하루 광주와 부산을 돌며 지역감정 해소에 주력했다.
이날 정오. 광주 남구 광주공원은 노무현을 위한 날이었다. 광주시민들은 노 후보야말로 진정으로 서민을 대변하고 지역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흥분했다.
노 후보는 이날 부산과 오후 2시 경남 진주 남강둔치, 오후 4시 경남 창원운동장 만남의 광장, 오후 5시30분 창원 미화당백화점을 잇는 노 후보의 유세는 영남표 공략을 위한 마지막 표밭갈이였다. 특히 미화당백화점의 정몽준 대표와의 공동유세는 단일화 이후 최고조의 유세 분위기였다.
노 후보는 수도이전에 대한 한나라당의 강력한 비판을 집중 거론하면서 “수세에 몰린 한나라당이 말도 안되는 억지주장으로 대세를 반전시키려는 얄팎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다. 그는 또 대북문제와 관련, 모든 것을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세장을 찾은 20대 젊은이들은 ‘젊은 대통령’의 탄생을 염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중장년층에서는 “부산표심의 향배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부산에서 노 후보와 합동유세에 나선 정 대표도 “노 후보가 단일화를 통한 국민후보로 새로운 정치를 펼 수 있는 인물”임을 강조하면서 부산시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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