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워싱턴에 5대 단체, 영향력 행사 다짐
그런 고통을 겪은 이들을 누가 감히 막을까? 9.11 사태 유가족들은 요즘 연방 의사당에서 귀하신 몸이다. 패트릭 레히 상원의원도 바쁜 스케줄 가운데서도 특별히 짬을 내서 이들을 만났고, 제임스 모란 주니어 하원의원과의 면담은 전혀 지체 없이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의원들도 그들을 만나보고 싶어한다고 했다.
"일종의 저명인사가 된 겁니다"라고 말하는 스티븐 푸시는 아내 리사 레인즈를 국방부 테러로 잃은 유가족. 9.11 유가족중 푸시처럼 운동가로 발벗고 나선 이들이 많다. 슬픔을 정치력으로 전환시키고 있는 이들은 벌써 5개 이상의 단체를 조직했다. 워싱턴의 ‘9.11 가족’과 ‘펜타곤 에인절스’와 뉴욕의 3개 단체는 모두 유가족에 대한 동정과 후원을 제공하지만 자신들의 단합된 목소리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인식, 유해 발굴부터 항공 안전 및 테러리즘과의 싸움에 이르기까지 더 커다란 목표를 지향하기도 한다.
"그것도 선물입니다. 낭비하지 마세요"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는 투자회사 간부 푸시는 슬픔과 분노로 견디기 어려울 때 아내의 죽음으로 무언가 좋은 결실을 얻게 하리라고 결심하고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9.11 가족’의 일에 집중하게 됐다. "이것이 제게는 치료요법이자 생활입니다"
그가 재무 일을 맡고 있는 이 비영리단체는 지난 주 결성을 발표하고 www.familiesofseptember11.org라는 웹사이트에서 야심 찬 사업계획을 밝히고 있다. 뉴욕과 버지니아, 펜실베니아의 비행기 추락지점 중 어디에 기념비를 세울 것인지, 연방 이민정책에 관한 논의 및 고층 건물 안전 개선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13년쯤 전에 테러 공격으로 폭파되어 라커비에 추락한 팬암 103편에서 사망한 270명의 유가족들이 선례가 된다. 연방 의사당까지 행진을 하고 의회에 항공기 보안강화 요구 로비를 했으며 알링턴 국립묘지에 추모비를 건립할 기금을 모금했던 이들은 1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테러리스트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국제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누가 우리를 막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힘은 우리가 잘 압니다"고 말하는 조지 윌리엄스는 외아들을 잃고 팬암 103편 유가족협회 회장을 4년이나 맡았다.
’9.11 가족’도 자신들과 나라를 위해 같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사망지에 관계없이 당일 죽은 사람들의 가족을 모두 포용하고 있다. "사랑하는 이들이 같은 일을 당했으니 다 함께 모이고 싶다"고 회장 캐리 리맥은 설명한다.
그러나 같은 날, 같은 이유로 죽었어도 국방부 유가족들은 뉴욕의 유가족보다 소외된 기분이고 국방부에서도 민간인 유가족, 비행기 승객 유가족들은 더 찬밥이 된 기분이다. 그런 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싶은 사람이 ‘펜타곤 에인절스’(www.pentagonangels.net)를 조직한 크레이그 신칵 육군 1등 준위다. 그의 아내 셰릴은 육군 소장의 비서였다.
유가족들을 규합하고 로비하고 대중연설을 하는 것이 이들의 업무. 가장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아무래도 뉴욕에 있으나 구호금을 둘러싼 의견 불일치로 적대적으로 분열되어 있다. 모두 세계무역센터 유가족들로만 구성되었지만 ‘WTC 유나이티드 패밀리 그룹’은 사망한 민간인의 동생이 조직한 것으로 후원과 정보 네트웍이고 ‘9-11 유가족협회’의 일차적 사명은 정중한 유해 발굴이다. 세번째 단체인 ‘기브 유어 보이스’는 소방관과 경찰관이 아닌 사망자들은 지역 및 주 관리들로부터 너무 소홀히 대우받는데 화가 난 한 사망자 여동생이 결성한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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