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커 에디 머리, 은퇴접고 레드스킨스 컴백
지난 11월 6일 월요일 하오 4시.
에디 머리가 디트로이트의 교외에 있는 사무실에서 고객과 상담에 몰두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미스터 머리, 부인전화입니다"
44세의 비즈니스맨인 머리는 "왜 이시간에 아내가 전화를 했을까"하고 생각했다.
짧게 깎은 검은 머리에 세월의 흐름을 나타내는 흰머리칼이 간간이 섞인 머리는 전화를 받기 위해 다른 방으로 향했다.
"신디?"
불안한 목소리로 머리는 수화기를 잡았다.
"에디, 니콜은 아무 일도 없고 나도 괜찮아요. 그런데 방금 워싱턴 레드스킨스에서 전화가 왔어요. 당신이 팀에서 뛸 수 있냐고 물었어요"
니콜은 세 살난 딸이다. 머리의 대압은 "예스"였다.
"전화를 끊고 상담실로 돌아 왔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에드워드 피터 머리의 나이에 받는 풋볼 경기초대는 보통 낙엽이 쌓인 동네 공원에서 벌이는 터치 풋볼게임이다.
레드스킨스의 이 제의는 지난 20년간 NFL 프로풋볼 세계에서 명 키커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깈을 했던 머리에게는 뿌리칠 수 없는 일생일대의 또 하나의 기회였다.
NFL 경력 18년의 머리는 1993년 수퍼보울 우승팀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필드 골 키커로 활약한 것을 비롯, 두 번 프로보울팀에 선정됐었다.
머리는 카우보이스와 레드스킨스 이외에도 디트로이트 라이언스, 캔사스시티 칩스,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필라델피아 이글스, 미네소타 바이킹스등 일곱 개 팀에서 뛰었다. 그는 또 공식적으로 두 번이나 은퇴했고 지난 96년과 98년에는 전혀 경기를 하지 않았다.
머리는 전화를 받은 후 비행기를 타고 덜레스 공항인근 작은 마을에 있는 레드스킨스 연습장에 도착했다. 키커 선발 테스트에 참여한 것이다. 테스트에는 아들뻘인 20대 초반 및 중반의 젊은 키커 일곱 명이 더 있었다.
마침내 머리는 다시 레드스킨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NFL의 최고령 선수가 된 것이다.
머리는 그동안 집에서 운동용 바이시클 머신을 타고 종종 역기를 들면서 신장 5피트 11인치, 체중 196파운드의 양호한 체격을 유지해 왔지만 NFL 풋볼 키커와는 거리가 있는 컨디션이었다.
은퇴기간 동안 머리는 1주일에 3, 4일, 한 번에 50회 정도 풋볼을 찼다.
풋볼 25개를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면서 출근 전후에 인근 고등학교 풋볼구장에서 연습을 했다. 그가 은퇴 후에도 이처럼 연습을 계속한 것은 카우보이스팀이 자신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고 귀뜸을 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우보이스는 지난 시즌 마지막 네 경기에 머리를 키커로 기용했다.
선수로 뛰었던 사람이 풋볼에 대한 미련을 접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의 흥분과 극적인 드라마, 그리고 동료간에 느낄 수 있는 전우애같은 끈끈한 유대감이 머리가 풋볼에서 느끼는 매력이다.
"동료들과 아주 밀접하게 생활하기 때문에 한 식구같이 느껴진다"
이밖에 또 중요한 것은 돈이다.
NFL 경력선수의 기본급이 44만달러이니까 한 경기에 서너 번 공을 차고 받는 돈치고는 상당히 많은 액수라고 할 수 있다.
풋볼 키커들은 각 팀의 경기성적과 부상자 명단등을 분석, 키커가 필요한 팀에 전화를 한다.
"나는 이번 시즌에 열 팀에 전화를 했었다. 레드스킨스도 그중 하나였다"
레드스킨스는 이번 시즌 3명의 키커를 방출시켰다.
"현재 31개의 프로풋볼팀이 있지만 우수한 키커가 31명이 있는 것은 아니다"
레드스킨스의 전 감독 노브 터너는 말한다.
세 번째 키커 크리스 헤프너가 두 번의 필드 골을 미스, 아리조나 카디널스에게 16-15로 패하자 레드스킨스는 다음 날 머리에게 전화를 했고 이틀 후 입단계약을 맺었다.
머리는 컴백 첫 게임인 수퍼보울 챔피언 세인트루이스 램스와의 경기에서 네 개의 필드골을 성공시키면서 팀이 33-20으로 예상밖의 승리를 이끌어 내는데 공헌했지만 이어 벌어진 이글스, 뉴욕 자이언츠와의 경기에는 부진했다.
오클랜드 레이더스의 전설적인 키커로 48세까지 현역에서 뛰었던 NFL 사상 최고령 선수 조지 블랜다의 기록경신 가능성에 대해 머리는 "나는 오직 내일 경기만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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