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열의 경제칼럼
▶ <뉴욕페이스대 석좌교수>
수년전 어느 미국 독지가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세상의 기업윤리가 제대로 가르쳐지도록 해달라고 수백만달러 기부금을 내었다. 정작 대학원에서는 몇 년간 어떻게 이 돈을 써야 하나 궁리했으나 뾰족하게 기업윤리가 제대로 교육되려면 무엇을 가르치나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 후 이 돈을 쓰기는 썼는데 그 용도가 좀 재미있다. 학생들의 실내 체력단련실 만드는데 상당한 부분을 할애했다.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속담에 기대를 건 것이었을까.
이 얘기는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은데 윤리라는 게 가르치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이다. 비윤리적 행위들이 윤리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서 저질러진다고 믿기 어렵듯이 윤리론을 전공하는 철학자들이 전부 윤리적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요즘 경영학 과목들에서 중요 이슈가 나올 때마다 윤리적 면을 거의 필수적으로 토의하게 하고 있는데 결국 대학에서 가르치는 효과라는 게 윤리적인 면에 대해서 좀더 센시티브해지도록 만드는 것밖에 없다.
교훈은 항상 분명하다. 학생들이 커리어에서 비윤리적인 결정을 하도록 강요받거나 비윤리적인 행동에서 자기에게 단기적으로 이익이 올 것이란 유혹을 받을 때 장기적인 결과를 항상 염두에 두면 의사결정이 쉬워진다는 것이다. 미국 속담에 "정직함이 가장 좋은 정책"이란 게 있듯이 장기적으로 보면 윤리적인 결정이 항상 가장 영리한 선택이 된다는 인생의 진리를 학생들에게 케이스들을 통해 자기 자신들이 깨닫게 되도록 하는 것밖에 강의실에서 할 수 있는 게 더 없다는 얘기다.
기업들의 활동에서 항상 깨닫게 되는 게 있다. 무언가 윤리적 면에서 꺼림칙한 게 있으면 갈등을 겪지 말고 포기해 버리는 게 장기적으로 보아 항상 이득이 된다.
담배회사들이 수십년간 법정소송으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 현실에서도 보듯이 일이 터질 때마다 그대로 밝힐 건 밝혀버리는 게 그 당시에는 어렵게 보이나 장기적으로 보아 이롭다. 미국같이 체제가 잘 잡힌 경제제도 안에서는 더욱 더 정직함이 가장 영리한 선택이라는 교훈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미주 한인 비즈니스가 아직 상당한 부분에서 한국 내에서 교육받고 자란 분들이 운영하는 것이라 한국의 그동안 실태를 생각하고 "이런 정도는 괜찮겠지"하는 기업의 의사 결정에서의 편의주의에 편승하고픈 욕구가 생길 때 이 곳은 정직함이 가장 영리한 것이라는 결과가 분명한 곳이라는 인식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그리고 부실기업 정리와 회계감사 법인들의 찬바람 나는 현실에서 보듯이 한국도 엄청나게 변화하는 기업환경이 되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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