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란 아무 것도 갖지말라는 뜻이 아니라 불필요함을 갖지 말자는 것이다. 필요한 것을 가지되, 그것에 얽매이지 말고 집착하지 말자는 것이다. 필요에 의해 산 물건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필요함을 느끼게 되면, 이 물건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면 받는 이가 감사함을 가지고 행복해진다. 이것이 무소유의 진리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자신들의 안락한 미래에 대해 장밋빛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풍성한 물질적 소유욕에 집착한다. 집요하게 부의 축적에 집착하면, 비례적으로 내 자신의 행복도 더욱 축적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이 문제의 의문에 직면하고 고민한다. 너무 빨리 달리다 보면, 사람의 몸과 마음은 피로의 과부하로 지치게 된다. 그리고 이 지친 순간에서 우리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사람들의 행복은 소유보다는 무소유 즉 욕망의 비움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는 진리를 설파한 법정 스님의 저서 ‘무소유’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법정 스님은,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 무소유는 세상살이에 지쳐있는 민초들이 세파를 딛고 살아갈 수 있는 기둥이다.”라고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삶을 조명해 본다. 스님은 불가에 입문 후 무소유의 진리를 말대신 몸소 실천했다. 무소유의 책을 발간한 후 수많은 사람들이 스님을 찾아 왔다. 어느 날 새벽 스님은 간단한 행장을 하고 머물던 불일암을 조용히 떠났다.
강원도의 깊은 산골 한 오두막집에 자리를 잡았다. 스님이 삶 속에서 사랑과 무소유의 진리를 실천하신 선행을 돌아 본다.
스님이 여신도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자신의 아들이 대학 입학금을 낼 돈이 없는데 어찌하면 좋으냐고 스님께 울면서 호소했다. 여신도의 이야기를 듣고난 후 여신도에게 “베토벤에 가서 필요한 돈을 받아 가세요.”라고 말했다. 베토벤은 스님을 존경하는 제자가 운영하는 카페의 이름이었다. 스님은 자신이 받는 책 인쇄료, 모든 기부금을 베토벤에 보관하고 사랑하는 형편이 어려운 빈자들을 소문 없이 도왔다.
에피소드 2 : 서로 존경하며 친하게 지냈던 고 장준하 선생의 부인이 스님을 찾아 왔다. 큰 딸을 시집보내야 하는데 결혼 자금을 마련할 수가 없다고 말하면서 슬피 눈물을 짓는다. “심려가 크시겠습니다.”라는 한 마디로 부인을 위로했다. 다음 날 스님은 고액 지폐를 가득 담은 큰 봉투를 들고 부인을 방문하고 봉투를 부인에게 전하고서는 홀연히 자리를 떠났다.
에피소드 3: 1987년 백발을 한 여인이 스님을 찾아 왔다. 이 여인은 서울 시 성북동에 있던 최고급 요정 ‘대원각’의 소유주인 김영환 여사였다. 영환 씨는 양반 집 출신의 시인 백석과 사랑을 한다. 두 사람은 백년 해로를 기약하고 열렬하게 서로 사랑했다. 그렇지만 백석 부모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서 강제로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 백석이 청운의 꿈을 안고 만주로 떠나게 되었다. 백석은 영환에게 함께 만주로 떠날 것을 몇 달을 두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러나 영환은 백석의 성공을 위해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안고 백석의 부탁을 거절한다. 백석은 영환에게 성공 후에 돌아와서 영환과 백년해로 할 것을 굳게 약속했다. 백석은 이별의 아픔을 참으며 한 편의 시를 지어 영환의 손에 쥐어 주었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함박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린다.” - 백석.
영환은 백석이 남긴 시 한편을 가슴에 품고 수많은 세월을 백석을 그리워하며 홀로 지냈다. 그녀는 훗날 백석이 돌아 오면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 대원각을 운영해서 거부가 되었다. 한국 전쟁 후에 돌아올 것으로 믿었던 백석이 돌아오지 못했다. 어느 날 영환은 법정 스님의 저서 ‘무소유’를 읽었다. 참된 인간의 삶이 ‘무소유’에 있음을 깨닫고 공감하며 법정 스님을 찾아 왔다.
영환은 자신이 소유한 대원각 금싸라기 땅 7천평과 40채의 아름다운 고택을 스님에게 기부하고 대원각을 허물고 그 자리에 절을 지어줄 것을 법정 스님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현재의 시세로 3천억원이 넘는 거액이었다. 스님은 승낙하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후 스님은 영환의 기부를 승낙하고 대원각 자리에 길상사를 지었다. 길상사의 창건 축하식에 고 김수환 가톨릭 추기경이 참석하여 헌사를 드렸다.
법정 스님은 제자들에게,“삶과 죽음은 선택할 수가 없다. 담담히 받아 들여야 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78세의 일기로 길상사에서 선종했다. 법정 스님은 삶의 마지막 끝자락까지 참사랑과 무소유의 진리를 세상 사람들에게 깨우쳐 준 진정한 스승이었다. 어느 신문사 기자가 김영환 씨에게 물었다. “3천억의 기부금이 아깝지 않습니까?” “3천억의 돈이 사랑하는 그 사람의 시 한줄만 못해요.”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법정 스님.
사랑과 무소유. 사람의 참된 행복을 깨닫게 하는, 얼마나 아름다운 단어이고 진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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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사랑의 등불 대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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