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 재판 증언… “정치인들, 계약해도 증거 안남기려 작성 안해”
▶ “계약서 없어서” 김건희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판결과도 배치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명태균 씨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2025.9.26 [촬영 신현우] 2025.11.7
명태균 씨가 실질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가 통상 정치인과 여론조사 계약을 맺을 때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증언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나왔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간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로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앞선 판결과 배치되는 증언이다.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향후 재판에서도 이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의 유죄 입증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7일(한국시간) 윤 전 대통령과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을 열고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출신 강혜경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했다.
강씨는 2021년 6월∼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이들과 계약서를 쓴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이어 "선거에 출마하고자 한 개인과 관련한 정치 여론조사를 할 때는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며 "계약서를 쓰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출마자 측에서 안 하려 했고, 나중에는 안 쓰는 게 일반화됐다"고 설명했다.
정치인들이 미래한국연구소로부터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받아본 사실이 들통나거나 선거비용 문제로 사후 법적 책임을 지는 상황을 피하고자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강씨의 이런 증언은 특검팀 측 신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특검팀 측이 "2022년에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도 있어서 많은 정치인이 의뢰했을 것 같은데 계약서 작성은 한 번도 없었나"라고 재차 묻자 강씨는 "그 이전과 이후에도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강씨는 정치인들이 여론조사 계약서를 쓰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증거를 안 남기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업체 측에선 (증거를) 남겨야 했지만 의뢰자를 위해 계약서를 안 썼다"라고도 했다.
그는 또 "만약 미래한국연구소가 누군가에게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하기로 했다면 굳이 계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특검팀 질의에 "무상이라면 계약서를 작성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검팀의 이런 질문은 윤 전 대통령이 명씨 측과 계약서를 쓰진 않았지만 여론조사 계약은 실재했다는 점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미래한국연구소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점 등을 거론하며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와 계약을 맺지 않은 만큼 무상 여론조사를 받는 방식으로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후 뒤늦게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사건에서 사실상 같은 쟁점이 다뤄질 것을 예상한 특검팀이 강씨를 상대로 유리한 증언을 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강씨는 대선을 앞두고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만나 '러브콜'을 받았다", "김 여사가 '홍준표를 이기는 여론조사를 해달라'더라"는 취지의 말을 자신에게 했고, 이후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2022년 3월 명씨로부터 합계 2억7천만여원 상당의 여론조사 총 58회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작년 12월 26일 재판에 넘겨졌다.
명씨도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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