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보다 베네수엘라에 더 나쁜 지도자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는 부패, 경제적 무능, 잔혹한 탄압을 하나로 결합한 혐오스러운 존재였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그를 체포한 것이 옳았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헌법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정책적으로도 현명하지 못한 결정으로 보인다. 또한 마두로보다 더 나쁜 지도자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해서, 어딘가에 더 나쁜 인물이 등장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무대 뒤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는 인물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일이 벌어졌다면, 이제 남은 것은 베네수엘라가 트럼프가 말한 것처럼 미국을 “안정으로 둘러싸는” 데 기여하는 “좋은 이웃”으로 재건될 수 있을지를 따져보는 일이다. 이는 트럼프가 또 하나 강조해온 목표, 즉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을 신속히 확대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는 모두가 바랄 만한 일이다. 실패한 사회주의 경제로 인한 극심한 빈곤에서 베네수엘라인들을 구해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베네수엘라의 파괴에는 수십 년이 걸렸고, 재건 역시 그만큼의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확인 매장 석유를 보유한 나라로, 한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4위에 이를 정도였다. 이후 유가 하락과 투자 부족으로 1990년대에는 그 지위가 상당히 떨어졌지만, 시장 자유화 조치와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비교적 양호한 경영 덕분에 1998년, 사회주의자 우고 차베스가 집권하던 해에는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의 생산량을 기록했다.
차베스는 경제 전반에 엄격한 가격 통제를 도입하고, PDVSA를 국내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금고이자 자신의 외교 정책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그는 한동안 이런 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타이밍이 극도로 좋았기 때문이다. 차베스가 집권했을 때는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유가가 바닥을 치고 있던 시점이었다.
집권 후 2년 만에 유가는 두 배 이상 올랐고,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며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직전에는 한때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했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고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진 이후에도 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 시기는 여러 좌파 인사들이 차베스를 찬양하며 사회주의가 성공했다고 떠들던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차비스모(차베스식 사회주의)의 초기 ‘성공’은 전적으로 자본주의 시장 덕분에 베네수엘라 땅속의 석유 가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데 따른 착시에 불과했다. 불행히도 이러한 고유가는 자본가들로 하여금 셰일오일과 같은 새로운 공급원을 찾게 만들었다. 그 사이 국내의 사회주의자들은 기존 석유를 뽑아낼 수 있는 국가의 능력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었다.
석유 채굴에는 막대한 자본과 전문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원유는 무겁고 황 성분이 많아 채굴과 정제가 까다롭다. 그러나 차베스가 PDVSA 자금을 사회 지출로 빼돌리면서 유전에 재투자할 자금은 줄어들었다. 인적 자본 역시 급속히 붕괴됐다. 숙련된 엔지니어와 경영진은 정권 충성파로 대체됐다. 동시에 정부는 다국적 기업들에 점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했는데, 이는 어느 순간부터 ‘양보’라기보다 ‘갈취’에 가까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이 서서히 감소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었다. 차베스가 암으로 사망한 2013년에는 하루 265만 배럴까지 줄어들었다. 한동안은 유가 급등 덕분에 생산 감소의 충격이 상쇄되었고, 차베스는 자신의 정책이 초래한 결과를 직접 보지 않아도 됐다. 그 대가는 후임자인 마두로가 치렀다. 그의 집권 아래에서 유가와 생산량이 동시에 자유낙하하면서, 기록상 최대 규모의 평시 경제 붕괴가 발생했다.
이를 반전시키려면, 당연히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다국적 기업들의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다. 유전 개발은 비용이 막대하고, 인프라가 한 번 구축되면 옮기기 어렵기 때문에, 개발이 끝난 뒤 정부가 기업을 국유화하고 싶어지는 유혹은 늘 존재한다. 사회주의 체제하의 베네수엘라는 이 유혹을 가차 없이 실행해왔다.
정부는 석유 개발 계약 조건을 적당히 수정하는 선에서 멈출 수도 있었다. 그러나 대신 전면적인 약탈을 선택했다. 이제 베네수엘라가 사회주의 경제 정책을 해체하고, 신규 개발에 대해 석유 회사들에 합리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는 필요조건일 뿐이다. 어떤 형태가 되든 새 정부는 정책이 절반의 의반??자유화 상태로, 그리고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할 만한 약속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물리적 안전을 보장하고, 붕괴된 전력망을 복구하는 등 보완적 인프라와 서비스도 구축해야 한다.
미국이 정말로 베네수엘라의 안정을 원하고, 난민 유입의 역전을 바란다면, 니콜라스 마두로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새로운 민주 정부가 들어서고 장기적인 성장 약속을 할 수 있다면, 미국의 영향력과 자금이 대규모로 투입돼야 한다. 재건 자금과 국가 재건이 트럼프와 그의 참모들이 베네수엘라 침공을 결정할 때 염두에 둔 것이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이 문제를 끝까지 깊이 생각해봤다면, 애초에 침공이라는 선택 자체를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메건 매카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