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순방 첫날 말레이서 협정 체결 주재… “수백만명 살렸다”
▶ 말레이·캄보디아·태국과 무역협정·핵심광물 협정 등도 체결
▶ “美, 아세안과 100% 함께할 것”…브라질 룰라와도 관계 개선 모색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가운데),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왼쪽)이 태국-캄보디아 휴전협정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집권 이후 첫 아시아 순방 첫날인 26일(현지시간) 최근 군사충돌한 태국과 캄보디아의 휴전 협정 체결을 주재하며 '피스메이커'로서 위상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베트남과 무역협정, 핵심광물 협력 협정 등을 잇따라 맺고 오는 30일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무역 협상에 앞서 아세안 각국과 무역 협력을 다졌다.
◇ 태국-캄보디아 휴전협정 연출…직접 서명까지
이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개최 장소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함께 휴전 협정문에 공동 서명했다.
이번 '쿠알라룸푸르 평화합의'에 따라 태국과 캄보디아는 무력충돌 등 모든 적대 행위를 끝내고 국경 지대에서 중화기 등을 철수하며 지뢰 제거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또 말레이시아 등이 참여하는 아세안 감시단이 휴전 상황을 감시하고 태국은 캄보디아군 포로 18명을 송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우리가 캄보디아와 태국 간 군사 충돌을 끝내는 역사적 협정에 서명한 오늘은 동남아 모든 국민에게 중대한 날"이라고 밝혔다.
또 "많은 이들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일을 우리가 해냈고 아마도 수백만 명의 목숨을 살렸기 때문에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에 아누틴 태국 총리는 이번 협정 체결이 태국과 캄보디아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평화를 위해 개인적으로 헌신한 것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훈 마네트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적 리더십과 평화 지지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간 노벨평화상 수상 의지를 드러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안과 태국·캄보디아에 자신이 주재하는 평화협정 서명 행사를 아세안 정상회담 기간에 열 것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주문에 태국과 캄보디아는 최근 평화 협상을 진행, 평화협정 내용에 합의했다.
앞서 지난 7월 하순 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 지대에서 교전을 벌여 닷새 동안 최소 48명의 사망자를 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에 무역 협상 중단을 지렛대로 휴전을 압박했고, 두 나라는 말레이시아의 중재로 7월 말 휴전했다.
◇ 아세안 각국과 줄줄이 무역·핵심광물 협력 합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안와르 총리와도 회담하고 무역협정과 핵심광물 협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는 미국산 상품이 우선으로 말레이시아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최혜국 대우를 제공하고 비관세 장벽을 시정하기로 약속했다.
양국은 또 핵심광물 협정을 통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투자 촉진에 협력하고 말레이시아는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차단하거나 한도(쿼터)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배석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들 협정이 무역을 넘어 양국 관계를 개선할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협정으로 미국의 농업·기술·서비스 분야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캄보디아와의 무역협정, 태국과의 핵심광물 협력 협정에도 각각 서명했다.
캄보디아는 협정을 통해 미국산 상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100% 없애고 비관세 장벽을 시정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대다수 캄보디아산 수입품에 대해 기존대로 19%의 상호관세를 유지하되 수백 종은 관세를 면제해줄 계획이다.
미국은 또 사실상 중국을 겨냥, '제3국'의 불공정한 무역 정책에 공동 대응하기로 캄보디아와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베트남과도 관세와 시장 접근성 등에 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며 수주 내로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백악관이 이날 발표했다.
합의에 따라 베트남은 거의 모든 미국산 상품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제공하고 미국은 일부 선별된 베트남산 상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어떤 베트남산 수입품이 무관세 대상인지 등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베트남은 또 미국산 자동차 관련 표준 인정, 의약품·의료기기 수입 규정 완화, 지식재산(IP) 보호 등의 이슈를 해결하는 데 동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아세안 정상회의 연설에서 "미국은 여러분과 100% 함께하며 앞으로도 여러 세대에 걸쳐 강력한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각국 정상들에게 "여러분들이 손을 대는 모든 것들이 황금으로 변한다"면서 "굉장한 지도자들"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불편한 사이' 브라질 룰라와도 대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관세 문제를 놓고 대립해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해 양국 무역 마찰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는 쿠데타 모의 등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에 대한 관용을 요구하며 브라질에 부과했던 추가 관세를 낮출 수 있다면서 "양국 모두에게 꽤 좋은 합의를 성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양국 협상은 무역 대표단에 맡길 것이며 매우 신속히 결론에 이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룰라 대통령도 "브라질과 미국 사이에 다른 갈등이 생길 이유가 없다"면서 양국 관계 진전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 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관세와 (미국의) 브라질 당국 제재에 대한 해법 모색을 진전시키기 위해 양국 협상팀이 즉각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면서 브라질산 상품에 대해 기존 10%에 추가로 4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중국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합의를 원하고 우리도 합의를 원한다"면서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또 "우리는 그들(중국 지도자들)을 연말에 중국이나 미국 워싱턴DC, 또는 마러라고(리조트)에서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일 다음 순방국인 일본으로 이동,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한다.
이후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장소인 한국에 입국, 이재명 대통령과 대좌한 뒤 30일 부산에서 이번 순방의 '메인 이벤트'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6년여 만의 미중 정상회담에 임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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