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범 3개월 만에 잇단 ‘암초’…속도 내던 수사 차질 불가피
▶ 인적 변화로 분위기 쇄신 모색…특검보·검사 등 인선 작업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을 한 뒤 발언하고 있다. 2025.7.2 [공동취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파견 검사의 검찰개혁 항의 사태 여파가 채 가시기 전에 이번엔 파견 경찰들이 맡았던 피조사자 사망으로 강압 수사 논란에 휩싸이며 어수선한 분위기다.
고인이 남긴 것으로 알려진 메모를 토대로 야권이 수사 정당성을 문제 삼기 시작하면서 정치 쟁점화한 가운데 특검팀은 안팎의 혼란을 극복하고 설득력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지난 7월 2일(이하 한국시간) 수사를 개시한 지 3개월 만에 '14명 구속·19명 기소'라는 전과를 올린 김건희특검은 수사의 핵심 축인 파견 검사의 집단항의 사태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파견 검사 40명 전원은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말 진행 중인 사건들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원래 소속된 검찰청으로 복귀시켜달라는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민중기 특검에 전달했다.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청 폐지를 뼈대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 취지와 다르게 수사·기소·공소 유지를 도맡는 게 옳은지 심정적으로 혼란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파견 검사들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집단 반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등 논란이 커졌다.
특검 수뇌부는 파견 검사들과 '맡은 사건에 주력해 수사를 완료하자'는 원칙에 합의하고서야 어렵게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곧바로 김건희특검팀의 수사선상에 오른 경기 양평군 공무원 A씨가 사망한 사실이 드러나 특검팀을 곤혹스럽게 했다.
A씨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2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았다. 그는 지난 10일 양평군 양평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이 생전에 남긴 것으로 알려진 메모에는 조사에 대한 고충과 당시 양평군수였던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의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라고 회유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통일교와의 '정교유착' 의혹으로 특검팀 수사를 받으며 코너에 몰린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특검팀이 원하는 결론을 유도하려 인권 침해에 가까운 조사 환경을 조성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해당 팀은 판사 출신 특검보의 지휘하에 검찰 경력이 없는 변호사, 파견 경찰관들로 구성된 수사팀이다.
모든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건희 여사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통일교 한학자 총재 등을 잇따라 구속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던 와중에 갑작스럽게 닥친 '내우외환'의 암초에 특검팀도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A씨 사망 사실이 알려진 사흘 만인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까지의 수사 방식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피조사자의 인권 보호에 집중하겠다며 고개를 숙인 것도 이러한 내부 분위기를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검팀으로선 무엇보다 현재의 위기 국면을 수습하고 하루빨리 수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놔야 하는 일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일단 개정 특검법에 따라 대대적인 충원을 통한 인적 변화에 나설 예정이어서 분위기 쇄신과 국면 전환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증권·금융 분야 수사통으로 평가받는 기노성 부장검사를 파견받아 새 수사팀을 꾸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 부장검사는 현재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장으로, 2023년 서울남부지검에 신설된 가상자산합수단에서 가상자산 비리 수사팀장을 맡은 바 있다.
특검팀은 기 부장검사뿐 아니라 검사 2명과 검찰 수사관 4명의 파견을 법무부에 요청한 상태다.
수사, 공소 유지·수사관 지휘와 언론 공보 등을 맡을 신임 특검보 인선 작업도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법 개정으로 현재 4명인 특검보를 6명까지 늘릴 수 있다"며 "관련해 구체적인 인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신임 특검보 2명을 합류시킨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KT광화문빌딩 웨스트 내 사무실 확장 공사가 완료돼 추가 파견 인력이 쓸 공간이 마련되는 대로 수사·공소 유지를 비롯한 업무 분장을 새로 짤 계획이다.
김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 수사가 3개월 넘게 이어진 데다, 공소 유지 부담이 커지면서 수사 인력이 피로를 호소해 증원이 필요하다는 게 특검팀의 입장이다.
연이은 악재로 수사 동력에 타격이 불가피했던 특검팀으로서는 증원과 수사팀 재구성 등으로 조직에 변화를 줘 분위기 쇄신을 꾀하는 모양새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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