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공항서 체포된 김태흥씨 모친, 이 대통령에 서신 전달
▶ 이 대통령 주미대사관에 협조 지시⋯앤디 김도 지원 약속

2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미교협 나눔터 최인혜 사무총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김태흥씨 모친의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미교협 제공]
민권센터 등이 속한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가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공항에서 돌연 억류된 한인 영주권자 김태흥(40)씨 등 추방 위기에 처한 한인 이민자와 입양인 구명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
미교협은 지난 2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김태흥씨 모친은 이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이 담긴 편지를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편지를 끝까지 읽은 후 주미대사관에 정부 차원의 협조를 지시했다.
당시 이 대통령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앉아 있던 앤디 김 연방상원의원도 김태흥씨 구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5살 때 미국으로 와서 35년간 미국에서 생활한 영주권자인 김씨는 동생 결혼식 참석을 위해 2주간 한국을 방문한 뒤 지난달 21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입국하다가 영문도 모른 채 체포됐다. 열흘 동안 공항내 시설에 억류됐던 김씨는 애리조나를 거쳐 현재 텍사스에 있는 이민자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김씨가 구금된 사유는 지난 2011년 소량의 마리화나 소지 혐의로 기소된 전력 때문으로 추정된다. 김씨를 공항에서 구금한 세관국경보호국(CBP) 대변인은 “영주권자가 마약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해당 개인에게는 추방재판 출두 통지서가 발급되고 CBP는 구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씨의 어머니는 이 대통령에게 전달한 편지에서 “아들의 석방을 위해 도움을 청하기 위해 편지를 전하게 됐다”며 “이민 당국은 열흘 동안 공항 감금시설에 아들을 가둬 놓았고, 그 누구도 만나지 못하게 했다. 24시간 불이 켜져 있고, 창문이 없는 좁은 공간에서 햇빛도 제대로 쐬지 못하고, 침대도 없이 의자에서 잠을 잤다. 지병이 있어 약이 필요한데도 전달할 길이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지금은 애리조나를 거처 텍사스주 수용소에 갇혀 있다. 구금을 당한 지 한 달이 넘었다”며 “영주권자라는 이유로, 그리고 14년 전 경미한 범죄사실이 있다는 이유로 이처럼 추방 위협을 당하는 것이 너무 억울하고 안쓰럽다. 구명에 앞장서고 있는 미교협과 함께 한국 정부도 한국 국민인 아들의 조속한 석방을 미국 정부에 요청해주면 고맙겠다”고 호소했다.
김씨의 모친은 “자식의 오래 전 실수는 인정하지만 이렇게 가혹한 대우를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재판을 받더라도 일단 풀어주고 진행되고 될 일”이라며 “텍사스A&M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라임병 개발에 힘을 쏟았던 아들이 하루빨리 나와서 다시 공부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부디 이 대통령과 한국 정부에서 도움을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씨 모친을 대신해 편지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한 미교협은 “이 대통령이 성의있게 편지를 읽고 주미대사관에 협조를 지시해 감사했다”며 “김씨처럼 어려움에 처한 해외동포를 진정으로 돕는 한국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교협은 김씨 석방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bit.ly/ReleaseWillNow)을 벌이고 있다. 26일 오후 4시 현재 1,640명 이상이 동참한 상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이 계속되면서 김씨처럼 추방 위기에 직면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한인 유학생 고연수(20)씨는 지난달 31일 비자 문제로 맨하탄 이민법원에 출석했다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체포되는 일을 겪었다.
고씨는 나흘 만에 조건부 석방됐지만, 여전히 이민재판에 회부돼 있는 상태로 비자가 만료돼 체류기간을 초과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달 중순에는 유타주에서 미 시민권자와 결혼해 영주권을 신청 중이던 DACA 신분인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인 한인 존 신씨가 돌연 구금돼 추방 위기에 처했다.
또 지난 18일에는 미국에서 평생을 살았지만 시민권이 없어 추방 위험에 놓인 60대 한인 입양인 여성을 위해 입양인 권익단체와 한인사회가 구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LA의 이민서비스국 앞에서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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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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