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연합뉴스)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퇴장하고 있다. 2025.7.15
"한국 축구 전체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전반 8분 만에 실점해 0-1로 패해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일본에 내줬다.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3연패를 당했다.
직전 두 경기에서 0-3으로 졌던 데 비해 점수 차는 줄어들었으나 기량의 격차는 외려 과거보다 더 벌어진 모습이었다.
패스의 정확도, 첫 볼 터치, 공 간수, 킥의 정교함 등 기술에서 일본이 한국에 앞선다는 건 이미 오래된 얘기다.
이날 한국 선수들은 스피드는 물론 그나마 상대 우위에 있는 거로 평가됐던 몸싸움에서도 일본 선수들에게 밀리곤 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날 취재진에 "일본하고 우리는 비슷한 전술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팀 모두 스리백 수비라인을 가동하는 등 전열이 비슷하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라운드에서의 전술 수행 능력에서 양 팀 선수가 보여준 차이는 컸다.
일본 선수들은 수시로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한국 공격진을 교란했으나,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
상황을 판단하는 '생각의 속도'도 일본 선수들이 훨씬 빨라 보였다.
한국은 끝내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했고, 홍명보 감독은 후반 초중반이 되자 오세훈(마치다), 이호재(포항)의 '트윈 타워'를 가동하고 이들의 머리를 겨냥해 크로스를 올리는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는 한국이 우세하게 경기를 끌고 갔다.
전반 48%였던 한국의 공 점유율은 후반전 67%로 크게 올라갔다.
홍명보 감독은 비록 졌지만, 한국 선수들이 상대보다 경기력에서는 더 나았다며 두둔했다.
오랜 기간 일본축구협회가 만들어 온 매뉴얼에 따라 선수들이 일관되게 전술을 익혀온 일본 선수들과 다르게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 들어서야 대표팀 차원에서 스리백 전술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양국 선수들의 기량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것 같다'는 지적성 질문이 나오자 홍명보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나도 일본에 오래 있었고, 양국 축구 비교 분석을 많이 하고 있는데, 어려서부터 축구 교육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든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일본은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일관성이라는 걸 꾸준하게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가져왔다"면서 "우린 위험한 상황에 왔다는 걸 알았지만, 한 번이라도 (일본에) 이기면 그런 경기 결과에 만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개인 기량 측면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일본에 뒤지는 문제는) 대표팀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한국 축구가 전체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당장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몸싸움에서도 일본 선수에 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그 부분에서 크게 뒤처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상대보다 부족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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