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한화 이어 롯데도 매물 찾기
▶ 한국 시장 연 15억달러…미국내 생산 공급 겨냥
한국 재벌기업들이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인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인수 경쟁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와 한화가 연달아 나파밸리에 진출한데 이어 롯데도 미국 와이너리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한국인 또는 미국내 한인 소유 중소 와이너리들에 더해 한국 재벌들이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17일 한국 언론 등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나파밸리에 진출한 한국 재벌가는 한화그룹 장남으로 한화솔루션 대표인 김동관 부회장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말 미국 법인 한화솔루션USA 홀딩스를 통해 나파밸리의 ‘세븐 스톤즈 와이너리’를 3,400만달러에 사들였다.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세븐 스톤즈 와이너리는 매년 만드는 와인 병수가 3,600~6,000병 수준인 최고급 컬트 와인 생산지로 유명하다. 이번 와이너리 인수 목적은 리조트 사업을 하는 한화솔루션 인사이트 부문의 리조트 사업 경쟁력 강화 일환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경우도 지난해 2월 부동산개발 회사인 신세계 프러퍼티를 앞세워 역시 나파밸리의 ‘셰이퍼 빈야드’를 인수했다. 셰이퍼 빈야드는 한 해에 총 40만병이 넘는 와인을 만드는 유력 와이너리로, 인수 금액이 무려 2억5,000만 달러에 달해 이전 10년 동안 중국계 자본이 사들인 나파밸리 와이너리 전체를 다 합친 금액을 넘는 규모다.
신세계는 셰이퍼 빈야드 인수를 발판으로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프리미엄 와인을 대량 또는 독점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급선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국 유통업계에서 신세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도 와이너리 인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IR 자료를 통해 올해 국내외 와이너리 인수를 검토한다고 밝힌 롯데칠성음료는 미국 등 와이너리 시장을 둘러보며 인수 매물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재벌가 오너들이 와이너리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와인을 직접 생산 제조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유통망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한국 와인 시장 규모는 약 15억2,000만달러로, 2019년 5억6,000만달러와 비교해 2.5배 커졌다. 한국으로 수입된 와인 규모는 2018년 3억2,000만달러에서 2021년 5억6,00만달러로 늘어났다.
와이너리 산업에 뛰어든 한국 기업인들 중에서 이희상 운산 그룹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고 전두환 전대통령의 3남 재만씨의 장인인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한국인 최초로 나파밸리에 있는 와이너리를 인수해 ‘다나 에스테이트’를 열었다. 지난 해 5월 서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공식 만찬 자리에도 다나 에스테이트에서 만든 ‘바소’ 2017년산이 만찬주로 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자인 이수만 전 회장도 자회사인 모아엘앤비 인터내셔널을 통해 매입한 나파밸리의 ‘이모스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제분 업체인 대한제분은 2008년 오리건주에 와이너리 ‘라 비블리오테카’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계열사 DHF 홀딩스를 통해 오리건주에 있는 소터 빈야드가 보유한 노스 밸리 빈야즈 와인 사업부를 인수하며 와인 사업을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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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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