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아과·병원 응급시설 아동병상 부족사태
▶ 의료진 휴일 없이 가동
긴 연말 연휴가 끝나고 새해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남가주 전역에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코로나19, 독감 감염 어린이 환자가 급증해 병원들이 포화상태에 처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LA 타임스는 다수의 소아과 전문의들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어린이 병원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응급실 대기 시간이 평균보다 2~3시간 길어졌다고 보도했다.
시어도어 루엘 UC 샌프란시스코 박사는 “이번 시즌 RSV 환자 입원율이 2018-2019년 독감 시즌 이후 가장 높다”며 “소아 병동은 밀려드는 유아 환자들로 인해 시스템이 비상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에 위치한 로마린다 대학 어린이 병원의 상황을 예시로 들며, 각종 바이러스를 포함해 대다수의 RSV 어린이 환자들로 인해 병원의 어린이 침대가 부족한 상황까지 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병원의 소아 중환자실에는 25개의 침대가 있지만, 대개 병원 직원들은 30~40명의 어린이 중환자들을 돌보며 다른 병동의 침대를 빌려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아 중환자실 책임자인 신시아 틴슬리 의사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병원 직원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지난 연말 연휴에도 병원 직원들은 하루도 쉬지 못하고 병원에 나와 어린이 환자들을 돌봤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병원 환자의 대다수는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감염자들이다. RSV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라 부르는 바이러스 종류 중 하나로 늦가을 10월부터 시작해 겨울철이 끝나는 3월까지 유행한다. 6세 이하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거의 2세 미만의 영아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겨울철 바이러스이다.
연방공중보건국은 “RSV 감염이 심각한 경우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고 폐렴과 같은 2차 세균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RSV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치료는 2차 감염 예방 등에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소아병원협회와 미국소아과학회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독감, 코로나19를 포함해 전례없는 수준의 RSV 환자들로 병원의 소아과 치료 시스템이 한계에 처했다”며 “전국적으로 소아과 병원 병상의 4분의 3 이상이 가득 찼다”고 토로했다.
RSV 감염은 일반적으로 12월과 1월에 최고조에 달하지만 보건국은 RSV와 A형 독감의 감염자 수가 이미 예년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독감 시즌이 코로나19 및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유행과 함께 이례적으로 일찍 시작됐다며 코로나19 방역으로 몇 년간 바이러스 활동이 억제되면서 전염력 강한 질환과 싸울 수 있는 면역계를 가진 사람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고 추정했다.
보건당국은 ‘트리플데믹’을 경고하며 주민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코로나19 부스터 및 독감 예방 접종 등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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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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