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마당 펜스 뛰어넘어 반려견 물어죽여
▶ 도심까지 출몰 로컬정부들 대책 고심

코요테가 주택가에 출몰하는 경우가 급증하며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LA 주택가에서 대형 셰퍼드보다도 체구가 큰 코요테가 먹잇감을 노리고 있다. [로이터]
“코요테가 나타날까 무서워 애완견과 산책 나갈 때 골프채를 들고 나가요.”
한인 A씨는 남가주에서 코요테가 출몰한다는 소식을 듣고, 애완견과 산책을 나갈 때면 골프채 등 호신용 기구를 들고 나간다고 토로했다. 동네에서도 언제든지 코요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산책 나갈 때마다 덜컥 겁이 난다고 A씨는 말했다.
최근 남가주 지역 곳곳에서 코요테 출몰이 빈번해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코요테가 몸집이 작은 어린 아이 또는 소형 애완 동물들을 주요 대상으로 공격하는 사고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인들도 다수 거주하는 그라나다 힐스 지역 주택 뒷마당에서 지난 11일 애완견 세 마리가 갑자기 들이닥친 코요테에게 물렸고, 이중 두 마리가 끝내 숨졌다. 나머지 한 마리는 부상을 입었다.
숨진 애완견의 주인인 윈씨 주택 뒷마당은 6피트 높이의 펜스로 막혀 있지만, 코요테는 담장을 넘어 침입했다. 윈씨는 “최근 길거리에서 코요테가 자주 목격된다”며 “다른 주민들은 애완동물 홀로 야외에 두지 말고, 조심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우드랜드 힐스 지역 주택가에 코요테가 나타나 집 앞에 있던 여아를 물고 끌고 가려 시도한 사건(본보 5일자 보도)이 발생했다. 딸아이의 비명을 듣고 나타난 아버지에 의해 코요테는 여자아이를 내려놓고 도망쳤다. 캘리포니아 어류야생국(CDFW)은 해당 코요테를 포획해 안락사 시켰다.
전문가들은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려고 일부러 밖에 음식을 두는 주민들이 있는데, 이 때문에 코요테가 주택가에 출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코요테가 몸집이 작은 어린 아이 또는 소형 애완 동물들을 주요 대상으로 공격하는 사고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고있다. 늑대보다 작고 여우보다 큰 개과 육식성 맹수인 코요테는 주로 토끼와 쥐, 사슴 등을 잡아먹고 산다. 그러다 수년 전부터 남가주 주택가에 출몰해 반려동물이나 어린아이들을 공격하고 있다. 미 대력 전역에 폭넓게 분포하는 코요테의 미국 발음은 ‘카요리’에 가깝다. 개처럼 생겼으나 야생느낌이 강해 확연한 차이가 있다.
본래 코요테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지만, 약한 상대를 골라 공격하는 영리함을 지녔다. 어린이나 무방비 상태의 사람들이 코요테 습격을 자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요테들은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세균, 바이러스 감염, 특히 광견병 감염의 위험이 있어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코요테를 만나면 몸집이 크게 보이도록 양팔을 휘저으면서 큰 소리로 엄포를 주어야 한다”며 “홀로 산책을 할 때는 호루라기를 챙기고, 막대기 같은 호신용 무기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스스로를 보호할 하나의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또한 “코요테가 반려동물을 노리는 경우다 다반사여서 코요테를 발견하면 작은 반려견의 경우 품에 안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한편 코요테가 주택가로 자주 출몰하자 로컬 정부들은 직접 개입해 코요테를 관리할 것인지 또는 공존하는 방법을 택할 것인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동물 옹호 단체들은 도시로 내려오는 코요테 수가 나날이 급증하는 가운데 코요테와 공존하는 게 가장 좋은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코요테가 빠르게 번식하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서 코요테를 아예 근절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의 스탠 게허트 교수는 “영역 싸움에서 밀린 코요테가 대평원에서 교외도시로, 도심으로 차츰 이동했을 것”이라며 “도심에 진입하면 먹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새끼들이 다른 맹수의 공격을 받을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등의 장점 때문에 떠나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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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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