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나오면 모두 애국자가 되고 모국의 현실에 대하여 언급을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첫째 내 핏줄에 대한 애착, 둘째 보다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을 때에 모국을 돕고 싶은 마음, 셋째 내 말에 대한 책임이 본국에서보다는 유예될 수 있는 환경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이민 1세들이 모일 때, 고국의 현황을 지적하며 태극기와 촛불, 진보와 보수로 갈라진 성향을 보이고, 혹여 반대되는 의견이 나타나면 매우 날카롭게 각을 세워 때론 모임이 파장되기도 한다.
지난 10월 모국을 방문했을 때, 촛불집회에 열심히 참여하는 30대 후반의 젊은 남성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양극화 현상의 원인으로 경제의 대기업 편중구조와 기득권층의 문제, 해방 후 일제를 청산하지 못한 문제, 친일 기득권 세력들이 박정희 독재정권과 야합한 보수세력의 문제 등을 지적했다.
그들은 또 북한은 우리의 민족이고 김정은은 서구문화를 이해하는 신세대이기에 할아버지나 아버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북한주민들도 남한의 문화를 접하며 남측에 우호적인 경향이니 북을 끌어안으며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면서 보수진영에 속한 분들과는 이야기가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은 이야기를 다 듣기도 전에 좌파 또는 북한에 동조하는 빨갱이로 치부한다고 했고, 그래서 그들에게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조용히 그들에게 물었다.
“자네들의 말속에 논리비약은 없는가?” “해방 후 70여 년간 과연 대한민국정부나 각계의 지도자들이 잘못만 했는가?” “과연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독재에 희생만 되었고, 기득권층과 대기업에 피해만 받아 왔는가?”
나는 또 이들에게 하나의 통일된 나라를 생각한다면 대한민국의 장단점과 북한의 장단점을 모두 연구하고, 진영논리나 정치논리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노력하며,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물었다.
동족이 주적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그 정권이 왕조로 이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내 생각을 밝혔다.
미국과 일본의 잘못된 점들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이들을 적으로 돌릴 수는 없다.
국제사회는 약육강식의 현장이며, 외교는 감정에 치우쳐서는 아니 될 일이다. 다른 나라 눈치 보는 것은 강대국들도 마찬가지인데 하물며 자원이 부족하고 수출에 의존해야하는 대한민국이 그러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만 손해이다.
남북으로 나뉘어 있는 현재 대한민국은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
먼저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바람직한 정부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서로의 잘못을 지적하며 분열과 대립하면 다른 국가들에게 어부지리를 안기게 될 뿐이다.
통합과 발전모델을 위해 진솔하게 대화하는 국민의 열린마당을 만들어 가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우리는 분명한 흑백논리를 좋아한다. 하지만 흑백논리는 또 다른 흑백논리를 불러온다.
흑백의 중간은 회색이다. ‘회색분자’라는 말에는 기회주의 또는 변절자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뒤따라 왔지만 정말 현명한 자는 회색의 중요성을 안다.
이 세상에는 진정한 흑도 없고 백도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나라사랑은 흑백을 주장하지 않는다. 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헌신이 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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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한미헤리티지 소사이어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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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는 남한을 접수해서 팔자고쳐보겠다는 북한의 생각은 솔직히 말해서 도둑놈 심뽀 아닌가? 스스로 노력해서 잘살아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