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프리 루이스 “北 최소한 3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의심의 여지없어”
▶ 비핀 나랑 “탄도미사일로 규정·추가도발시 ‘싱가포르 정신’ 위배 못박았어야”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노딜' 이후 나타난 문제점을 축소하고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부정 접근법'(Denial approach)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걸 듣고 있으면, 마치 북한이 두 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은 듯 보인다"며 "북한은 두 차례에 걸쳐 최소한 3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직접적으로 위배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대한 외교정책 치적이라고 여기는 부분에 대해 계속 자랑하는 한편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나타난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써 '미사일 발사'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WP가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9일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 때 나온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은 지난 2년 동안 어떤 실험도 하지 않았다"며 "차트를 보면 실험 24건, 22건, 18건, 그리고 내가 취임하고 나서 잠깐은 꽤 거친 말을 주고받는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실험이 없었다"며 이달 들어 두 차례 있었던 발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핵화 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WP에 "북한이 최소한 3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비핀 나랑 교수는 한국 정부가 '탄도 미사일'로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데 대해 "'KN-23'의 경우 탄도가 낮기 때문에 어떨 때는 '유사 탄도' 미사일로 거론되기도 한다. 'SRBM(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아니다'라고 언급할 재량권을 제공하는 대목"이라며 "그러나 SRBM이 맞다"고 주장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탄도미사일 실험 중단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에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WP는 전했다.
루이스 소장은 "나는 외교적 해법을 찾는 걸 항상 지지하지만, 북한이 무얼 하고 있는지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건 재앙으로 가는 길"이라며 "두 차례의 실험은 미국이 하노이에서의 요구 수준을 낮추지 않으면 더 악화된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라고 지적했다.
나랑 교수는 북한의 이번 발사가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중단 약속을 어긴 건 아니라면서도 한미의 대응이 "김정은이 압박 전술 차원에서 사거리가 보다 긴 미사일들을 발사하도록 '승인'해주는 셈이 될 수 있다"라며 "김정은이 말 그대로 트럼프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 4일에 이어 5일 만에 이뤄진 지난 9일 발사에 대해 '단거리 고체 연료 탄도 미사일'이라고 규정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약속이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추가로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면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정신을 위배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 경고했다면 보다 합리적 접근법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게 했다면 외교를 위한 문을 계속 열어두면서도 김정은이 추가로 계속 밀어붙이는 빌미를 줄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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