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늦은 저녁 나는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그때 알았다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지금도 영원히지나가버리고 있다고밥을 먹어야지나는 밥을 먹었다한강…
[2020-06-23]하루치 근심이 무거워턱을 괴고 있는 사람처럼꽃 핀 머리가 무거운 해바라기들은이끼 낀 돌담에 등을 척 기대고 있네웃음 세 송이!웃음이 저렇듯 무거운 줄처음 알았네오호라,호탕한 웃음…
[2020-06-18]하늘 어느 한갓진 데 국수틀을 걸어 놓고 봄비는 가지런히 면발들을 뽑고 있다산동네 늦잔칫집에 安南 색시 오던 날박기섭 ‘봄비’봄 들판 적시는 빗줄기 가늘고 곱다 싶었는데 그 동네…
[2020-06-16]당신은아주 멀리 있다 싶다가도새벽녘 오리온 별자리기울어진 사다리꼴 끝과 끝에대롱대롱 우리가 산다 생각하면그런대로 가깝게 느껴지네어느 날 내 뜨락에 날아온 박새가당신이 사는 마을로…
[2020-06-11]종종 찾아가 먼지라도 털어주자할머니는 다급하면 며느리를 찾았고아버지는 여차하면 여보를 불렀고아이들은 궁하면 엄마를 불렀지푸르든 그 마음 붉게 물들이고오늘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
[2020-06-09]오토바이 가게 앞을 지나가는데다리를 걷어붙인 청년 하나가 빨간약을 바르고 있다스패너를 든 가게 사장이다 고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하자, 청년 왈배달이 밀려 큰일이라며…
[2020-06-04]붐비는 시장 좁다란 골목,어쩌다 홀로 나왔는지아장아장 아기가 걸어갑니다찬거리 담긴 봉지들이묵직한 시장바구니들이아기 곁을 조심조심 지나갑니다아기를 에워싸는 저 훈훈한 공기막,비린 …
[2020-06-02]꽃을 피워 밥을 합니다아궁이에 불 지피는 할머니마른 나무에 목단, 작약이 핍니다부지깽이에 할머니 눈 속에 홍매화 복사꽃 피었다 집니다어느 마른 몸들이 밀어내는 힘이 저리도 뜨거울…
[2020-05-28]월출산 그늘을 지날 즈음은밀한 달이 발목을 잡아지친 몸 뉘러 들어간 여각베니어합판 꽃무늬 너머수줍은 소리 들리네사부작사부작벚꽃이 피네몸이 연주하는 화음에 취한부끄러운 새벽이 실눈…
[2020-05-21]군산 가는 길에 벚꽃이 피었네벚나무는 술에 취해 건달같이 걸어가네꽃 핀 자리는 비명이지마는꽃 진 자리는 화농인 것인데어느 여자의 가슴에 또 못을 박으려고……돈 떨어진 건달같이봄날…
[2020-05-19]휴일이면 눈이 초생달처럼 가늘어지는 처녀들, 웃음이 절반인 처녀들, 벽을 찾아온다 처녀들 등을 벽에 붙이고 서서, 깔깔댄다 뽀얗고 가느다란 팔을 흔들어대며, 깔깔댄다 어깨에 벽을…
[2020-05-14]강은 강물이 구부린 것이고해안선은 바닷물이 구부린 것이고능선은 시간이 구부린 것이고처마는 목수가 구부린 것이고오솔길은 길손들이 구부린 것이고내 마음은 네가 구부린 것이다이재무 ‘…
[2020-05-12]급하게 이를 닦고꼭 해야 하나쉬엄쉬엄 면도를 하고목덜미에 물을 묻히고 있는데단골 뱁새 두 마리가뜰을 오르락내리락하며나더러 빨리 나오라고 성화다지렁이도 목 빼고 세수하고달팽이도 창…
[2020-05-07]뜰 앞에 버들을 심어님의 말을 매렸더니님은 가실 때에버들을 꺾어 말채찍을 하였습니다.버들마다 채찍이 되어서님을 따르는 나의 말도 채칠까 하였더니남은 가지 천만사(千萬絲)는해마다 …
[2020-05-05]암만 흔들어봐라열어주나모질게 갔으면 그만이지왜 다시 와서 지랄여꽃 피면 넌가 했던 거바람 불면 넌가 했던 거이젠 아녀그려왔으면 실컷울다나 가그라 그만최덕순 ‘비’ 어허, 단단히 …
[2020-04-30]저렇게 버리고도 남는 것이 삶이라면우리는 어디서 죽을 것인가저렇게 흐르고도 지치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면우리는 언제 절망할 것인가해도 달도 숨은 흐린 날인기척 없는 강가에 서면,물…
[2020-04-28]목련처럼 크고 화려한 꽃보다별꽃이라든지 봄까치꽃이라든지 구슬붕이꽃 같은쪼그만 꽃에 더 눈길이 간다겸허하게 허리를 굽혀 바라보아야비로소 보이는 꽃하마터면 밟을 뻔해서미안한 마음으로…
[2020-04-23]지관 앞앙상한 그,무얼 얻으려 서 있나 했는데아니었어요오히려환한 밥덩이 몇을가만히 내놓는 것이었어요성명진 ‘목련꽃’그곳에도 가셨군요. 이곳에도 오셨습니다. 겨우내 헐벗은 모습 안…
[2020-04-21]신장개업 음식점 앞에서바람 잔뜩 들어간키다리 풍선 인형이미니스커트 아가씨와 함께관절 꺾는 춤을 추고 있다기마 체위로 오르내리는 식은 불꽃순대를 꿈틀거리며스텝 없이 몸부림만 있는,…
[2020-04-16]신은 물낯에 비친자신의 모습을 본떠인간을 창조해 냈지만인간은 물낯을 굽어보며자기 모습 그대로신을 만들었다그래서지상의 지금에는본래 하나였던 신이인간처럼 수없이 많아졌다구재기 ‘짝퉁…
[2020-04-14]4월말 ~ 8월말( 4개월 정도)소형 세단( 일제 자동차)렌트 하려고 합니다 323-601-8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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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18년차 캘리포니아 부동산 브로커 다니엘 장 입니다.▶"HIGH IQ (156 )" 그룹 "US MENSA/멘사"◀ 평생회원 인 다니엘 장이 현재 President / Broker 로운영 중인 미 주류 …
안녕하세요?한국에서 출생, 2003년생인 제 아들이 2004년에 이민와서, 2014.4.17일에 시민권을 받았습니다.따로 국적이탈 신고를 한 적은 없는데요이번 5월에 약 2주간 한국방문을 하려고 합니다.병역과 관련…
전미 대학가의 가자전쟁 반대 시위 확산의 진앙지 역할을 하고 있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학생 시위대가 급기야 교내 건물을 기습 점거해 농성에 들어…
미 대학가의 ‘친 팔레스타인 시위’가 격렬하다.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돼 1970년대 초반까지의 베트남 전쟁과 관련, 미국 대학가에서 전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 기준 금리를 현행 연간 5.25~5.50%로 또 동결했다.연준은 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