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러기 가족’의 허와 실-남가주 ‘기러기 타운’ 백태
▶ 남자 도우미 어울리거나 과외선생과 외도 등 일부는 가정 파탄까지
자녀 미래를 위해 희생을 선택한다는 이른바 ‘기러기 가족’들 가운데는 미국에 함께 따라 와 자녀의 조기교육을 뒷바라지하는 엄마의 헌신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대학 진학과 커리어 진출 등의 성과를 거두는 경우도 많지만, 일부 가정들에서는 가정불화와 자녀와 아빠 간 대화 단절, 나아가 가정이 와해되는 슬픈 이면도 존재한다.
특히 일부 기러기 엄마들은 미국생활의 자유로움을 만끽한 나머지 일탈이 생기기도 하고,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도 귀국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방대학 교수 남편을 둔 김모씨는 수년 전 아이들을 데리고 오렌지카운티에서 조기유학을 시작했다. 교수 남편은 방학마다 미국 집을 찾을 정도로 경제적 여유도 있었다. 김씨는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진학하자 남편의 미국행을 종용하며 한국 집 등 재산을 처분했다. 하지만 남편이 미국을 찾았을 때 김씨는 이미 다른 남자와 살림을 차려 잠적한 경우였다.
일부 기러기 엄마들의 일탈은 웬만한 아침 드라마 내용 수위를 넘는다. 기러기 엄마 이모씨는 미국 정착 초기부터 현지에 사는 사촌동생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말이 안 통하는 낯선 환경에서 사촌동생 남편은 든든한 우군이었지만 이게 발단이 돼 잘못된 만남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명문 학군으로 잘 알려져 한인들이 선호하는 어바인이나 풀러튼, 세리토스 등지의 일부 기러기 엄마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또 다른 기러기 엄마 박모씨는 돌싱인 동성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며 주말을 즐긴다. 세리토스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LA 한인타운 노래방과 나이트클럽으로 ‘원정’을 떠나는 기러기 엄마들 모임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라며 “한인타운 노래방은 남자 도우미가 자연스럽다. 업체 측에서 밴으로 친구들을 모시러 올 때도 많다”고 전했다.
이밖에 기러기 엄마들이 자녀의 과외선생, 골프 및 수영강습 강사와 눈이 맞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는 게 이들 지역 주민들의 전언이다.
기러기 부부 문제를 상담해온 상담 전문가들에 따르면 ‘남편과 아빠’와 떨어진 시간이 길어질수록 기러기 엄마의 일탈위험은 커진다. 때문에 한국에서 기러기 부부를 선택할 때 가족 단절이 가져올 ‘악영향’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 충분히 인식하고 계획과 대책을 세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기러기 엄마들의 ‘민폐’를 경계하는 현지 엄마들의 반감도 상당하다. 기러기 엄마를 지인으로 둔 한 여성은 온라인 게시판에 “일부이기는 하지만 기러기 엄마들이 현지 가정의 불화를 조장하는 경우도 무시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여성은 “기러기 엄마들이 아이들을 공립학교에 보내면 그 비용은 다 우리 부담 아닌가. 기러기 가족 공립학교 교육비를 세금으로 부담하는 게 너무 싫다”고 전했다.
한편 가정상담 전문가들은 기러기 부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부 간 대화 단절 ▲기러기 엄마 한국 귀국 거부 ▲자녀와 아빠 간 유대감 결여 ▲외도를 꼽았다. 한 상담사는 “한국의 남편은 외로움을 호소하며 정서적 유대를 호소하지만 아내는 적응력이 좋아 미국생활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결국 기러기 부부가 서로 떨어졌을 때 발생하는 폐단을 직시하지 않으면 남편은 돈만 보내는 존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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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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