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스턴 순대


웨스턴 순대의 순대는 정말 맛있다. 타운 내에서 식당만 32년째, 다니엘 오 사장의 음식 노하우가 그대로 담겨 있는데 이 집의 특별한 순대의 비밀은 “순대 만드는 재료가 다르다”로 시작한다.

“일단 고기를 많이 넣고, 찹쌀은 제일 비싼 걸로 쓰고, 돼지 선지를 사용하는 게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돼지 선지는 소 선지보다 4배가 비싸지만 소 선지에는 뒤에 씁쓸한 맛이 나고 돼지 선지는 은근한 단맛이 난다. 당면도 적당히 넣어서 수분 양을 조절해야 제대로 된 질감이 나온다. 속이 질어도 안 되고 당면만 많아서 고들거려도 그 맛이 안 나는데, 맛과 질감의 밸런스가 완벽한 황금비율이 있다”라는 오사장의 음식 자랑은 자꾸 듣고 싶은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렇게 정성들여 만든 순대는 10가지 한약재를 넣은 물로 쪄내서 포근한 질감을 살리고 재료 자체의 맛있는 냄새를 북돋워 준다.

칼칼한 양념에 깻잎을 듬뿍 넣고 볶아 맛있게 매운 순대 볶음은 한국에서 직접 짜 온 고추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흉내 내기 힘든 맛을 낸다. 흑돼지의 오겹살을 된장, 커피, 마늘, 생강으로 앙념 한 물에 찬물일 때부터 담가 초벌로 삶아내고, 상에 내기 직전에는 한약재를 듬뿍 넣은 물에 한 번 더 삶는다. 이렇게 하면 기름이 완전히 빠지고 향기로우며, 야들야들 거리는 독특한 질감의 수육이 탄생한다. 입에서 기름기가 느껴지지 않으면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의 수육에 꼬들거리도록 절여둔 무 말랭이로 만든 속을 얹어 먹으면 고기와 채소가 함께 춤을 춘다는 오사장의 설명이다. 양이 많아 푸짐하기로 유명한 장충동 왕족발 역시 타주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많은 특별한 메뉴다.

웨스턴 순대의 또 다른 명물로 순댓국을 들 수 있다. 언제 먹어도 맛있고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순댓국은 잡냄새가 전혀 없이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라 먹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놀라게 된다. 오 대표는 “냄새 안 나게 하려고 안 해본 방법이 없다. 진하게 국물을 내고, 내장은 부위 별로 각각 따로 삶아낸다. 부위마다 맛과 질감이 살아나도록 제대로 삶는 법이 따로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지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순대국에 곁들인 부추 무침을 국물에 듬뿍 넣고, 들깨가루도 마음껏 뿌려 슬슬 섞어 먹으면 그 어떤 만찬도 부럽지 않다.

외국인 손님들도 좋아하는 매운맛, 피자맛, 카레맛, 크림소스 떡볶이도 새로운 인기 메뉴가 되었다. 맛보기 떡볶이(5.99달러) 또는 떡볶이에 순대 정식 2인분을 포함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언제든 경제적인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웨스턴 순대에서는 다가오는 방학을 맞이해 집으로 돌아오는 학생들, 친인척 방문과 관광객 등으로 유동인구가 부쩍 늘어날 LA의 여름을 위해 손님맞이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32년의 역사가 맛으로 살아있는 칡냉면과 회냉면, 해장국, 도가니탕, 청국장 정구지 비빔밥, LA 갈비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고 손님을 위한 서비스 개선에도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식당 성공의 비결을 기본 간을 어떻게 정했느냐로 판가름 할 수 있다는 오 사장은 좋은 재료가 있으면 소금과 설탕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맛을 내기에는 충분하다며 조미료 사용이 일절 없음도 알렸다.

▲ 주소: 543 S. Western Ave. LA

▲ 전화: (213)389-5288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