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팝스타들 앞장 ‘섹시 엉덩이 가꾸기 열풍’ 이끌어
▶ ‘뽕 팬티’ 판매 불티·피트니스‘히프 개선 클래스’ 인기
제니퍼 로페즈(왼쪽)와 이기 아젤리아가 지난달 할리웃 보울에서 공연하고 있는 모습. 이들은 공연을 할 때마다 섹시한 뒤태를 중점적으로 과시한다.
"아름다운 뒤태를 만들어 드립니다."
요즈음 ‘피트니스 클럽’들이 여성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내거는 슬로건이다. 피트니스 센터들이 다투어 ‘뒤태 개선’ 클래스를 개설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눈부신 개선’을 장담하는 뒤태의 핵심부위는 엉덩이다. 크고 굴곡진 히프라인에 대한 여성들의 ‘열망’은 이른바 ‘뽕 팬티’의 폭발적 인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가슴을 크게 보이게 만드는 ‘뽕 브라’에 이어 부실한 둔부를 부풀리는 보정 속옷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뒤태 개선 열기,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 히프 가꾸기 열풍을 선도한 주역은 팝스타들이다.
요새 한창 잘 나가는 여성 스타들의 공연을 보면 예외 없이 등장하는 춤사위가 있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관중석을 등지고 선 채 히프를 흔들어댄다.
‘뒤태 자랑’의 대표주자로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의 여성 래퍼인 니키 미나지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그녀는 무대에 설 때마다 뒷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안달이다.
자신의 히트곡인 ‘아나콘다’에서는 ‘크고 살진 엉덩이’에 대한 찬사를 주절주절 늘어놓기까지 한다. 여지없는 ‘막장’ 노래와 춤이지만 인기가 장난이 아니다.
영화배우 겸 가수인 제니퍼 로페즈와 호주 출신의 백인 여성 래퍼 이기 아젤리아는 ‘부티’ 뮤직 비디오에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표범무늬 옷을 입고 무려 4분간 서로의 엉덩이를 마주치고 부벼댄다. 하긴 노래 제목인 ‘부티’ 자체가 엉덩이를 가리키는 속어다.
저급하고 저속해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어쨌건 대중문화를 통해 여성 연예인들의 히프로 눈길이 쏠리자 보정 속옷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보정 속옷의 대표적 브랜드인 ‘부티 팝’(Booty Pop)의 가격은 장당 22달러로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팬티에 스티로폼과 유사한 부착물을 첨가해 히프가 둥글고 풍만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준다. 이 제품은 올해 상반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47%의 매출신장을 이루었다.
회사 측은 정확한 매출액을 공개하길 거부했지만 특정 형태와 색깔을 지닌 몇몇 제품은 이미 재고가 동이 난 상태다.
부티 팝의 공동 창업주인 수잔 블룸스톤은 기존 제품보다 더 큰 사이즈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한다. 늘어나는 수요를 감안해 블룸스톤은 이달부터 부착물을 25% 추가한 제품을 출시한다.
또 다른 보정 속옷 제조사인 ‘필 팍시’(Feel Foxy)는 10년 전 영업을 시작한 이후 올해 최고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며 기꺼워했다. 1년 전 동기에 비해 매출규모가 40%나 늘어났단다.
휴스턴에 위치한 필 팍시의 공동 소유주 제시카 아스말은 매출 증가의 일등공신으로 니키 미나지를 지목했다. “니키 미나지의 노래로 엉덩이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뉴욕의 전업주부인 데보라 산티아고는 자신의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아 40달러짜리 필 팍시를 구입했다. 보정 속옷을 입으면 허리를 죄어주고 엉덩이를 볼록 튀어나오게 만들어준다.
히프가 처지거나 편평하면 영 옷맵시가 나지 않는다는 게 산티아고의 지론이다.
그녀의 ‘히프 아이돌’은 로페즈다. 그러나 ‘The Real Housewives of Atlanta’와 ‘Love & Hip Hop’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의 엉덩이도 탐이 난단다.
탄탄하고 굴곡진 멋들어진 히프를 지니고 싶다는 여성들의 바람은 새로운 게 아니다. 대중문화의 선정성을 연구하는 플로리다 인터내셔널 유니버시티의 심리학 부교수 디온 스티븐스 박사에 따르면 라티노와 흑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큰 엉덩이가 대접을 받았다.
크고 섹시한 둔부를 찬미하는 노래도 1990년대에 이미 여러 곡이 나왔다. 서 믹스-어-랏의 ‘Baby Got Back’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큰 히프는 대중문화의 강력한 지원 아래 성적 매력을 뿜어내는 가장 유용한 자산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대중문화는 유명인 ‘따라 하기’로 압축되는 소비자들의 모방심리를 자극해 유행을 주도한다.
처음엔 별스럽게 보이던 주류 연예인들의 요란스런 뒤태 과시도 TV를 통해 계속 접하다보면 어느 결엔가 친근하게 느껴진다.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장-클로드 카우프만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여성들 사이에 가슴보다 히프를 과시하려 드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라티노 문화의 영향과도 관계가 있겠지만 비욘세나 리한나 같은 뒤태 연예인들의 부상이 단단히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카우프만은 가슴에서 엉덩이로의 집단적 시선이동은 경제적인 요인과도 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보다 확실한 것에 집착하는 성향을 보인다. 남성의 경우 여성의 가슴보다는 훨씬 큼직하고 안정성을 지닌 히프에 더 큰 성적 매력을 느끼게 되고, 여성은 남성의 이 같은 심리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설명이다.
빵빵한 뒤태에 대한 동경은 엉덩이 성형수술 붐을 일으켰다. 환자의 늘어진 복부와 삐져나온 옆구리 살에서 덜어낸 지방을 엉덩이에 삽입하는 브라질리언 엉덩이 성형수술(Brazilian Butt lift)은 미국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보인 성형수술이 바로 브라질형 엉덩이 성형수술이다. 2014년 한해의 전체 시술건수는 1만1,000건으로 2012년에 비해 58%가 늘어났다.
뉴욕에서 브라질형 엉덩이 성형이식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매튜 슐만 성형전문의는 지난해보다 올해가 훨씬 바빴다고 털어놓았다.
슐만은 보통 3시간이 소요되는 엉덩이 이식수술에 1만~1만3,000달러를 청구한다. 매주 6~8명의 환자들에게 터질 듯 빵빵한 브라질형 엉덩이를 만들어준다는 슐만은 1년 전에 비해 수술 건수가 25%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히프 가꾸기 운동법을 담은 비디오도 인기다. 피트니스 업체인 데일리번이 제작한 동영상 비디오 ‘Butt, Hips and Thighs’는 올해 들어 조회수가 2배나 늘어났다.
보스턴에 위치한 켈리 브라반츠 피트니스센터의 히프운동 클래스도 수강 희망자가 넘쳐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웨이팅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45분간 120번의 쪼그려 앉기를 실시하는 이 클래스의 수강료는 1회당 30달러다.
이곳의 원장인 켈리 브라반츠는 올 연말 엉덩이를 받쳐주는 운동용 레깅스를 65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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