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 굵은 전통 독일 축구에 스페인‘티키타카’가미
▶ 몰락한 스페인 제치고 새로운 세계 축구 황제 등극
캡틴 필립 람이 월드컵 트로피를 치켜드는 순간 일제히 환호하는 독일 선수들,
‘무적함대’ 스페인 떠나고 바야흐로 ‘전차군단’ 시대가 막을 올렸다. 독일이 미주 대륙에서 펼쳐진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첫 유럽 국가가 되면서 세계 축구사의 새로운 장을 활짝 열었다.
독일은 13일 벌어진 브라질 월드컵 결승에서 연장 끝에 아르헨티나를 1-0으로 따돌리고 통산 4번째 월드컵 우승이자 독일 통일 이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대회 7경기를 치르는 동안 6승1무로 무패행진을 펼치며 18골을 터뜨렸고 5실점에 그쳤다. 단연 최강의 전력을 과시했고 이번 대회 최고의 팀으로 우승 자격이 있는 팀이 우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일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FIFA 발롱도르상 수상자인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이끄는 포르투갈을 4-0으로 대파하면서 전차군단의 시동을 힘차게 걸었다.
2차전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가나와 2-2로 비겨 주춤하는가 싶었지만 미국을 1-0으로 따돌리며 가뿐히 ‘죽음의 조’를 1위로 통과, 16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 또 다른 아프리카의 복병 알제리를 만나 고전 끝에 연장 접전에서 2-1 승리를 거뒀으나 이후 진정한 강자의 품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유럽 맞수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1-0으로 승리, 4강에 오른 독일은 개최국으로 최고 우승후보로 꼽혔던 브라질을 7-1이라는 상상도 못할 스코어차로 괴멸시키며 ‘전차군단 시대’ 개막을 선언했고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따돌리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정상 복귀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우승까지 가면서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프랑스, 남미의 강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아프리카의 알제리와 북중미의 미국을 쓰러뜨렸으니 명실상부하게 ‘세계 챔피언’으로 불릴 자격이 충분했다.
한편 이번 월드컵은 전통적 축구 강호들의 몰락과 신예 혹은 중간급 국가들의 대약진으로 기억될 대회다.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 등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충격을 준 동시에 콜롬비아, 칠레, 코스타리카 등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변혁의 바람이 거센 와중에 독일이 꿋꿋이 전진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자기혁신 덕분이었다. 과거 다소 투박하다는 평가도 받았던 독일 축구는 역설적이게도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급격한 몰락을 경험한 스페인의 ‘티키타카’를 체화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요아킴 로브 독일 감독은 힘, 높이, 체력을 강조하던 기존의 선 굵은 독일 축구에 ‘티키타카’를 가미했는데 체력을 앞세운 강력한 전진 압박, 속도를 강조한 빠른 역습에 스페인 축구의 장점인 높은 점유율과 섬세한 패싱을 가미하면서 독일은 당대 최강의 팀을 완성했다.
분데스리가의 고공행진도 독일의 상승세에 큰 역할을 했다. 사실 독일 축구의 상승세는 2012-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 두 분데스리가 클럽이 격돌했던 때부터 예견됐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대회에 무려 15명의 출전자를 배출, 세계 최강의 클럽임을 입증했다. 7명씩 내보낸 클럽도 도르트문트, 샬케04, 볼프스부르크 등 세 곳이나 된다. 독일 대표팀도 23명 중 17명을 분데스리가 출신으로 채워 빼어난 조직력의 밑바탕을 그렸다.
독일의 다음 목표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와 2018 러시아 월드컵이다. 참여국의 폭이 넓어 초반 경쟁이 다소 느슨한 월드컵과 달리 유로는 처음부터 강호들의 격렬한 충돌이 이어지는 대회다. 스페인은 유로 2008과 유로 2012를 2연패했고 그 중간에 벌어진 2010 남아공 월드컵마저 석권하며 ‘무적함대’의 시대를 누린 바 있다.
독일은 4년 뒤 러시아 월드컵마저 우승한다면 지금까지 이탈리아와 브라질만 해낸 월드컵 2연패에 성공하는 동시에 월드컵 통산 5회 우승으로 브라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진정한 1인자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힌 독일 전차군단의 위풍당당한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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