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살의 구글 여성 부사장‘구원투수’성공여부 주목
‘위기의 포털’ 야후가 16일(현지시간) ‘주적’구글의 핵심 임원인 마리사 메이어(37·Marissa Mayer) 부사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영입했다.
메이어는 이날 오후 구글 측에 전화로 퇴사 통보를 했으며, 17일부터 야후에 정식 출근할 예정이다.
글로벌 IT(정보기술) 업계는 메이어가 구글 내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해온 몇 안 되는 유명 임원인데다 핵심 역할을 해 온 점에 비춰 메이어가 쇠락 일로를 걷고 있는 야후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인 배경에 대해 다소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반면 야후는 인터넷 시장의 정상에서 자신들을 밀어낸 구글의 핵심 경영진을 영입해 부활을 꾀하게 됐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과 마찬가지로 스탠퍼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메이어는 구글 창사 이듬해인 1999년 사번 20번으로 입사했다.
메이어는 수학에 천재적이면서도 디자인에 대한 안목이 뛰어나 구글 주요 제품의 외형과 감성을 책임진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구글의 홈페이지나 G메일, 구글 뉴스, 구글 이미지 등을 지금의 형태로 단순화시킨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의 첫 여성 엔지니어인 메이어는 현재 구글 지도 등 위치·지역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으며, 1천 명 이상의 제품 매니저들을 관리하고 있다.
또 구글 내 핵심 경영진 모임으로 페이지와 브린의 자문역을 담당해온 경영위원회 위원이다.
이밖에 구글의 각종 콘퍼런스에서 주요 주제 발표자로 나서고 각종 유명 잡지에도 자주 등장하는 등 구글을 대표하는 여성 임원이기도 했다.
메이어는 최근 들어 구글 외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난 4월 월마트의 이사회 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메이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에서 일해온 13년은 굉장한 시간이었다"면서 "하지만 야후가 인터넷 업계에서 최고의 브랜드 중 하나인 만큼 결정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구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사람들은 야후와 인터넷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야후가 유명했다"며 "진정으로 멋진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s)’을 고안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어에 대해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위대한 제품 개발자이자 매우 창의적인 인물로, 항상 이용자를 위해 최선을 원했던 진짜 완벽주의자"라며 "야후는 매우 뛰어난 선택을 했다"고 평했다.
페이지 구글 CEO도 성명을 통해 "우리는 메이어의 재능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어는 야후의 향후 전략과 관련해 메일과 금융, 스포츠 분야에서 갖고 있는 강한 주도권을 잘 활용할 것이며 동영상과 모바일 서비스 부문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이어는 지난 6월 중국여행에서 돌아온 후 CEO 제의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0월 7일 출산을 앞둔 메이어는 조만간 출산 휴가를 갈 계획이다.
야후 이사진 11명은 메이어로부터 출산 휴가 계획을 사전에 듣고도 만장일치로 메이어 선임을 승인, 메이어에 거는 기대를 반영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4년간 야후의 5번째 CEO에 오른 메이어가 구글과 페이스북에 밀려 인터넷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야후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메이어는 이번에 실리콘밸리 내 여성 CEO 대열에 합류하게 됐으나 여전히 IT업계에서 여성 CEO는 소수에 불과하다.
현재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여성 CEO로는 휴렛패커드(HP)의 멕 휘트먼과 IBM의 버지니아 로메티 등이 있으며,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도 실리콘밸리의 유명 여성 임원이다.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