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스버디스고 한인학생 3명 체포
시험문제 훔쳐 판매한 혐의도
부유층 거주지인 팔로스버디스에서 한인 고교생 3명이 학교 컴퓨터를 해킹해 자신들의 성적을 조작하고 학교 사무실에서 시험문제를 훔쳐내 이를 다른 학생들에게 판매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특히 학교에서 성적이 상위권인 우수한 학생들임에도 컴퓨터 해킹과 시험문제 유출을 위해 해킹범죄에 사용되는 전문장치를 사용하고 학교 열쇠를 훔쳐내는 등 매우 지능적이고 대담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팔로스버디스 에스테이츠 경찰국은 팔로스버디스 고교 11학년에 재학중인 학생 3명이 학교 건물에 무단 침입해 교사들의 컴퓨터를 해킹, 성적을 조작하고 시험문제를 훔쳐낸 행위가 드러나 이들을 절도혐의로 26일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학생들 가운데는 한인 배모군과 이모군이 포함돼 있으며 한인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11학년 학생도 함께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자장비를 이용해 교사들의 컴퓨터를 해킹, 개인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빼낸 뒤 시험이 치러지기 전에 시험지를 빼내 다른 급우들에게 팔고, 자신들의 점수를 조작해 성적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된 학생들은 수개월 전 학교 직원의 열쇠뭉치를 주운 뒤 매스터키를 복사해 놓았다가 교직원이 모두 퇴근한 밤시간을 노려 교실 안으로 침입, 최소한 교사 4명의 컴퓨터에 ‘키로거스’(Keyloggers)라는 전자장비를 설치, 해킹을 시도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학교 측에 “다른 급우들이 성적조작 의혹이 있다”고 제보를 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에 각자 자신의 물건과 컴퓨터를 확인한 교사들이 누군가 교실에 침입한 흔적을 찾아내면서 범행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에 따르면 체포된 학생들은 AP와 아너 클래스를 듣고 있던 우수한 학생들이었으며, ‘B+’ 수준이던 자신들의 점수를 2~5점 올리는 수법으로 90점을 만들어 모두 ‘A’로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팔로스버디스 고교 관계자는 “해당 학생들은 매우 똑똑했던 학생들로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이같은 일이 벌어져 충격”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자 교사들에게 컴퓨터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모두 바꿀 것을 지시했으며 추가로 은행계좌 등의 개인정보 유출 여부도 확인할 것 권유하고 학교 내 방범 시스템도 모두 교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들 3명 외에도 2명의 성적이 바뀐 것을 추가로 확인한 상태로 최대 12명의 성적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학교 측은 사건을 저지른 학생들 중 2명에게 이미 제적 통지를 내렸으며 기타 성적 조작 의혹이 있거나 용의자 학생들이 훔친 시험지를 받아본 의혹이 있는 학생들에게 정학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팔로스버디스 고교는 전교생수가 1,700명 정도인 소규모 학교로 한인 학생은 50여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체포된 학생 중 한 명은 인근의 페닌슐라 고교에 재학하다 최근 전학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학생들이 성적 조작 및 해킹으로 체포됐다는 소식에 이 지역 한인 학부모들은 충격에 빠졌다.
자녀가 팔로스버디스 고교에 다니는 한 한인 학부모는 “지난 26일 학교 교장으로부터 학생들이 컴퓨터 해킹과 시험문제 유출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는 이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다”며 “특히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게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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