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밍엄시티대학 범죄학 윌슨 교수 진단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범인은 무고한 사람을 무참히 죽이고 정부 청사에 폭탄을 터뜨린 자신의 테러 행위에 대해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다."
범죄학 전문가이자 버밍엄시티 대학 범죄학 교수인 데이비드 윌슨은 24일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정부청사 폭탄 테러 및 총기 난사 사건의 특징을 이같이 꼽고 "가장 중요한 것은 범행 동기인데 정치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이 결부돼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차량 폭탄이 정부 청사를 목표로 했고 총기 난사는 집권당 청년 캠프 현장에서 자행된 점을 들어 정치적 동기는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개인적 동기는 현 단계에서는 명확히 알아내기가 쉽지 않지만 보통 무엇인가에 대한 원한이나 반감 등이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윌슨 교수는 이번 사건의 개인적 동기에 대해 지난해 6월 잉글랜드 컴브리아에서 12명의 무고한 인명을 살상한 데릭 버드의 총기 난사 사건과 비교했다.
택시 운전사였던 버드는 동료들이 자신의 택시 고객을 가로채려한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개인적인 이유였다는 것이다.
버드는 또한 불공평하게 당국으로부터 세금을 추징당하고 있다는 불만도 컸는데 이는 정치적 동기로 볼 수 있다고 윌슨 교수는 해석했다.
이번 노르웨이 테러 현장에서 붙잡힌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32)의 경우 페이스북에 스스로 기독교적 신념이 투철하고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라는 판타지 게임을 즐긴다고 소개했다.
또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와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팬임을 자처했다.
밀은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로 `자유론(On liverty)’이라는 논문에서 다수의 횡포(Tyranny of the majority)를 경고한 바 있다.
`다수의 횡포’란 다수 대중이 최고 권력을 차지하게 되면 비주류인 소수의 삶을 세세한 부분까지 통제하게 되는 폐해를 지적한 것으로 소수의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브레이빅은 최근 개설한 트위터에도 "신념을 가진 사람은 이익만 좇는 10만 명의 힘에 맞먹는다"는 밀의 말을 메시지로 올렸다.
윌슨은 "브레이빅은 노르웨이의 열려있는 문화가 이주민들에 의해 침해를 받고 있다는 극우적인 기독교 근본주의에 빠져 고민해온 것 같다"고 추정했다.
사건 초기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총기를 난사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윌슨은 이에 대해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사건을 일으킨 브레이빅은 일관된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브레이빅은 경찰 복장을 했고 무려 2시간동안 총를 쏴댈 정도로 총기와 폭탄을 철저히 준비했다.
캠프장의 청년들에게 그는 "모두 모여라, 질문할 것이 있다"고 말한뒤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가 자살을 택하지도 않은 점도 중요하다고 윌슨은 강조했다.
이는 그가 스스로 한 일에 대해 부끄러워 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범죄자에 대한 노르웨이의 관대한 처벌 정책을 연구하기 위해 노르웨이를 여러차례 방문했었다는 윌슨 교수는 "이번 끔직한 사건을 겪은뒤 노르웨이가 어떠한 변화를 보일지 궁금하다"면서 "노르웨이에서 범죄자들에게 가할 수 있는 최고 형기인 징역 21년형이 그대로 유지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윌슨 교수는 노르웨이에서는 사격과 사냥이 중요한 오락거리이고 총기를 휴대하기가 매우 쉬운 점을 들어 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ofcour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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