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버(제이미 정)가 정신병원 탈출을 위한 불을 훔쳐냈다.
“앰버 역 오디션 합격 꿈같이 기뻤죠”
25일 개봉되는 환상적인 여성 액션 모험영화 ‘서커 펀치’(Sucker Punch)에서 5인의 여전사 중 한 명인 앰버로 나오는 한국계 배우 제이미 정(28)과의 인터뷰가 지난 19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있었다. 가슴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와 늘씬한 몸매를 지닌 예쁜 얼굴의 제이미는 매우 명랑하고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는데 질문에 겸손하면서도 솔직하고 거침없이 대답했다.
소녀티를 아직 다 못 벗어난 것 같은 순진한 모습의 제이미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묻는 말에 직선적으로 대답을 했는데 매우 총명한 여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제이미는 다소 서툴지만 한국말도 꽤 잘 했는데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기자가 한국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안녕하세요”라며 반가워했다. 제이미는 인터뷰 후 기자와 기념사진을 찍을 때 악수와 함께 큰 절을 하면서 “감사합니다”라고 깍듯이 인사말을 했다.
무척 예의가 바른 것이 부모로부터 동양의 전통적인 가정교육을 잘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 후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 동료 기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제이미는 정말로 황홀하게 멋있다”고 감탄을 하는 것을 듣자니 기분이 흐뭇했다.
*어떻게 해서 이 역을 맡게 되었는가.
-잭 스나이더(감독)가 주인공이 모두 여자 배우들로만 짜여진 영화를 만든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보다 더 유혹적인 일이 어디 있겠는가. 난 사실 처음에 영화에서 바네사 허젠스가 맡은 블론디 역을 위한 오디션에 참가했다. 바네사가 그 역에 완벽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은 하지만 솔직히 말해 내가 역을 맡지 못하게 되면서 난 가슴이 찢어지다시피 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 주 후 아직도 남은 역이 있다는 말을 듣고 오디션에 참가하기로 했다. 워너브라더스의 캐스팅 오피스에서 한 10분쯤 각본을 읽고 있는데 캐스팅 담당직원이 나더러 “각본이 어떠냐”고 묻기에 난 “아직 20페이지 밖에 못 읽었는데 나를 퇴짜 놓는 거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담담당자는 “아니다. 당신이 역을 맡게 돼 총 제작자에게 당신을 소개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정말로 꿈과 같은 순간이었다.
*최근에 본 좋은 한국 영화는 무엇이며 한국 감독과 일할 생각이 있는가(기자는 이 질문 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제이미에게 먼저 ‘한국말을 할 줄 아는가’라고 물었더니 제이미는 미소와 함께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원을 그려 보이면서 ‘조금’이라고 대답했다).
-한국 감독과 배우들이 대단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경쟁이 매우 심하리라고 생각한다. 한국 여배우들은 매우 아름답고 또 재능이 있다. 난 지금 한국말을 더 잘 하려고 노력 중이다.
난 한국말을 중고등학교와 대학 때 공부했는데 이제 나이가 먹었으니 더 그 것을 자주 활용하려고 한다. 보다 세련되게 말을 구사하고 싶다. 내가 최근에 본 한국 영화는 ‘마더’인데 정말로 극적이요 흥미 있는 영화다. 그리고 ‘올드 보이‘는 이미 클래식이 되다시피 했다. 그 플롯의 반전은 거의 광기와도 같은 것이다. 불원간 한국 감독들이 그들의 작품에 나를 써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영화에는 아시아계 여배우 2명(제이미와 바네사 허젠스)을 포함해 여자 배우들로만 주연진이 구성됐는데 여성 파워를 느꼈는가.
-자신이 우러러보는 배우들과 일하는 좋은 경험을 쌓았다. 아직 연기 경력이 미천한 나로서 연기 경력이 풍부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자니 위협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그들은 모두 열린 마음으로 나를 도와주고 지원했다. 서로 믿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세트에서 마법과도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 것이 이 영화에 나온 귀한 보답이었다.
*‘행오버2’에 출연한 경험이 어땠는가.
-뉴욕에서 막 영화 ‘프리미엄 러시’의 촬영을 마친 뒤였다. 지독히 덥고 끈적끈적 거려 해변이 그리워지는 때였는데 내 애인이 나를 필리핀의 한 아름다운 섬으로 데려 갔다. 24시간의 비행 이었다. 그런데 도착한 다음 날 내 매니저로부터 “너 당장 돌아와야겠다”는 전화가 걸려 왔다.
난 “지금 막 도착했는데 날 놀리는 거야. 날 지금 다시 돌아가게끔 만들 역이란 없어”라고 대답했더니 매니저가 “타드 필립스 감독의 ‘행오버 2’인데도”라고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즉시 난 미국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그리고 오디션에 나갔고 합격했다. 그런데 타드는 처음에 내가 역에 비해 너무 어려 보인다고 날 쓰기를 주저 했었다.
*영화에서처럼 당신이 상상하는 대로 아무 곳에나 갈 수 있다면 어디를 제일 가고 싶은가.
-이 영화는 동화와도 같은 것으로 용과 일각수가 있는 환상의 나라로 가는 것도 좋겠지만 내가 지금 마음의 여행을 당장 할 수 있다면 보라 보라에 가고 싶다.
*소셜 네트웍과 트위터를 이용하는가.
-요즘에는 그 것들이 사회적 대화통로가 되어 그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없다. 그 것들은 앞으로도 오래 갈 것이다. 그 것들은 새 시대의 여흥으로 영화와 TV도 모두 그 쪽으로 향해 가고 있다. 난 그 것에 중독이 되다시피 했는데 다른 도시에 사는 친구들과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수단이다.
*당신에게 있어 사랑은 무엇이며 가장 좋아하는 러브 스토리는 무엇인가.
-나는 사랑을 믿는다. 가장 좋은 러브 스토리는 위기와 암담한 처지에 빠져 있다가 사랑을 찾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 두고 자유를 위해 싸우기 위해 집을 떠났다가 다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오는 2차 대전의 얘기 같은 것이다.
*당신은 한 때 웨이트리스였다가 이젠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배우가 됐는데 아시아계를 위한 역이 과거보다 많아졌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내 역은 원래 어떤 특정한 인종으로 한정된 것이 아니다. 배우가 이 역의 특성을 생생하게 살려낼 수가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캐스팅 담당자나 감독들은 요즘 이런 관점에서 배우들을 선택하고 있다고 본다. 그들은 정말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그 누구도 제외시키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당신의 부모님은 어떤 분들인가.
-매우 전통적인 분들이시다. 나는 나보다 현명하고 경험 있는 어른들을 공경하고 그들에게 존댓말을 쓰도록 교육 받으면서 자랐다. 난 지금도 그 것을 매우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내가 태어난 샌프란시스코나 LA 같은 현대적 도시에서 살다보면 그와 같은 가치관을 잃기 쉬운데 이 가치관이야 말로 우리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세배(한국말로)를 하고 만두(역시 한국말로)를 함께 빚는다. 그런 즐거운 일들이 우리 가족을 함께 묶어주고 있다.
*당신의 수호천사는 누구인가.
-하나님과 나의 어머니다. 어머니는 늘 내게 전화를 하셔서 염려해 주시며 돌보아주신다.
*당신의 애인은 한국인인가.
-자세히는 말 않겠지만 내 애인은 미얀마와 중국계 혼혈로 우린 함께 자랐다. 우리는 현재까지 1년반 동안 사귀고 있다. 그리고 그는 영화계 종사자가 아니다.
*결혼을 곧 할 생각인가.
-그렇진 않다. 우리는 지금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다. 지금 미리 계획을 세우느라 골치를 썩일 필요가 없다. 서두르고 싶지 않다.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역인데 영화 만들기 전에 무술에 대해 알고 있었는가.
-아주 어릴 때 태권도를 배웠다. 그런데 이 역을 맡은 지 1주일 만에 녹초가 되고 말았다. 특히 양 다리를 최대한으로 쭉 벌리는 액션은 내 나이에 비해 너무 거친 일이다. 그러나 난 이제 그 어떤 육체적 도전에도 응할 태세가 돼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육체적 행동도 자기를 표현하는 연기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나는 스턴트를 가능한 한 배우들에게 맡기는 감독을 좋아한다. 물론 안전이 최우선이나 그 것 내가 해 냈어 라고 말할 때 기분이 으쓱해진다.
*나이를 먹으면서 남자와 인생을 비롯해 모든 것에 대한 생각이 10대 때와 어떻게 달라졌는가.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는 관계에 대해 배우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관계 그 자체보다 관계로부터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과 또 자아에 대해 더 많이 배우게 된다는 사실이다. 즉 남을 행복하게 해 준다기보다 어떻게 자기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당신은 남자를 볼 때 어떤 점을 중요시 하는가.
-동반자로서의 자격과 조화와 유머다. 당신을 웃게 하는 것보다 더 섹시한 것도 없다. 그래서 코미디언들은 위험하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한국에 가 봤는가.
-아주 어릴 때 가 본 뒤로 지난해에 처음 부산영화제에 참석했었다. (다음부터는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서) 그런데 레드 카펫을 밟을 때 젊은 팬들은 “언니, 언니 나하고 같이 사진 찍어요”라고 말하는 반면 나이 먹은 사람들은 “너 누구야”라며 알아보지를 못하더라. 나의 아버지가 지난 25년 간 한국을 방문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아버지와 함께 방문하려고 한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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