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아이폰에서 란제리나 비키니를 입은 여성 등 야한 사진이 포함돼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이번 조치에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돈을 벌어 오던 업체들은 놀라고 있다.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이런 애플리케이션을 최근 금지한 것은 이 문제에 관해 자유방임주의를 택하고 있는 구글과는 달리 내용에 대한 통제를 중단하지 않을 것을 시사하고 있다. 어째서 이런 조치를 취했느냐는 질문에 애플은 앱스토어 고객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학생들 많이 사용·교육계 반발 무마용
선별 기준 모호해 일부 업체들 불만
애플사의 세계 마케팅 책임자인 필립 실러는 최근 소수의 개발업자들이 “점점 더 많은 부적절한 내용의 앱을 올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나 자녀들이 이를 이용하는 것을 본 학부모들로부터 불평이 올라오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금지된 것 중의 하나가 거의 옷을 입지 않은 여배우들의 사진으로 퍼즐을 만든 ‘슬라이드 허’다. ‘섹시 스크래치 오프’라는 앱은 손가락을 대면 옷이 벗겨지며 속옷이 드러나는 것으로 이 또한 금지됐다. 이들은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되는 프로그램의 하나다.
분석가들은 애플이 이런 프로그램 때문에 고객들이 앱 스토어를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팟 터치는 10대 사이에 인기가 높다. 애플은 곧 출시될 아이팻이 가정은 물론 학교에서도 널리 이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야한 프로그램이 많을 경우 이것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파이퍼 제프리의 분석가인 진 먼스터는 “애플은 브랜드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그들은 이미지가 매우 깨끗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팻은 이아폰과 아이팟 터치와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이들 기구를 게임기와 전자 책,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을 돈을 주고 구입할 용의가 있음을 보여줬다. 먼스터는 “아이팻은 여러 앱을 이용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앱 스토어에 어떤 프로그램이 들어가는지 감독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6월 애플은 섹스 관련 프로그램이 아동들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부모 컨트롤과 레이팅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러나 먼스터는 이들 프로그램의 양이 애플이 허용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앱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총14만개 프로그램 중 5%가 이런 종류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많은 소프트웨어 제작자들은 애플의 엄격한 스크린 과정과 때로는 어떤 것이 용납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한 일관성 없는 결정에 불만을 품고 있다. 이 회사의 최근 결정도 마찬가지였다.
‘온 더 고 걸즈’라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공동 사장인 프레드 클라크는 ‘섹시 스크래치 오프’를 포함, 자기 회사가 만든 50개 프로그램 모두가 판매 금지 당했다고 말했다. 수영복을 입은 여성이 아이폰 스크린을 닦는 영상이 들어간 앱마저 금지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이 작년 6월 시판에 들어간 이후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디즈니 채널보다는 야하지만 별 차이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 회사가 앱 스토어를 통해 하루에 수천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잘 벌다 갑자기 못 벌게 되는 것은 힘든 일”이라며 “야한 내용 문제가 아니라 수천 달러를 들여 프로그램을 개발해 놓고 팔지 못하게 되면 개발업자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아이폰과 아이팻을 위해 앞으로도 프로그램을 개발하겠지만 구글의 앤드로이드 등 다른 플랫폼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러는 고객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업자도 중요하지만 학생과 부모들의 요구사항이 먼저”라고 말했다.
모든 개발업자가 애플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야한 앱을 만들지 않는 도노마 게임 창업자인 월리 창은 이런 변화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되면 과거 잘 눈에 띄지 않던 소프트웨어들이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키니 입은 소녀들 모습을 보여주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며 “이것이 앱 스토어를 번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애플의 지침이 때로는 너무 막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이를 개발업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아직도 팔리고 있는데 어째서 그런 것을 허용하는가”라고 말했다.
연례 수영복 이슈를 포함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물론이고 플레이보이마저 아직도 팔리고 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 관해 묻자 애플 측은 그 프로그램의 소스와 의도도 고려한다고 말했다. 실러는 “일반적으로 널리 수용되고 있는 방식으로 잘 알려진 회사가 만들었다는 것이 차이”라고 말했다.
일부 개발업자와 분석가들은 구글의 앱 스토어인 앤드로이드 마켓이 야한 앱의 본산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애플보다 훨씬 덜 인기 있는 앤드로이드 폰에서만 작동한다.
구글 관계자는 “마찰을 줄이고 개발업자가 자기 물건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장벽을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앱은 유튜브와 같이 사전 검열 없이 볼 수 있게 돼 있다. 지침을 위반한 앱은 폐쇄되며 이용자들은 부적절한 앱을 발견하면 신고할 수 있다.
최근 아이팻 앱을 개발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만든 대니얼 클라우스는 애플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개발업자도 만족시키고 시장도 늘려 나가기는 매우 어렵다”며 “일부 앱을 금지하면서 애플이 어떻게 이를 해나갈지를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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