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여곳 ‘과포화’
의사·변호사 등
타 전문직도 비슷
UC계열 치대를 졸업한 한인 치과의사 임모(31)씨. 지난 2년간 가디나의 한 개인치과에서 월급을 받는 의사로 일한 임씨는 올 초 결혼과 함께 보나 나은 조건을 찾아 LA한인타운의 치과병원에 자리를 알아봤지만 채용을 한다는 곳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임씨는 “한인 환자들을 보는 일을 하고 싶어 알아봤지만 한인타운에서는 도저히 자리를 찾을 수 없고 그나마 자리가 있는 곳은 LA동부나 북부 등 외곽이 대부분”이라며 “직접 병원을 차리지 않고서는 도저히 한인타운에서 일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사나 치과의사, 변호사 등 갓 학업을 마쳤거나 경력이 얼마 안 된 신참 전문직들에게 한인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한인사회 전문직 시장의 진입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인타운에서 치과 관련 전문직 종사자들의 일자리 기근 현상이 최근 와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이 분야에 진출하려는 한인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에만 UCLA 치대에서 88명, USC 치대에서 144명의 졸업생이 배출되는 등 남가주 지역 학교들에서 매년 많은 수의 치과의사들이 새로 배출되고 있지만 한인타운의 경우 이미 일자리는 포화상태에 이른 상태고, 더욱이 경기 침체로 인해 병원들도 운영 규모 줄이기에 나서면서 수요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LA 한인타운에만 약 150여곳의 치과가 문을 열고 있지만 이중 대규모 병원은 손꼽을 정도이고 대다수가 치과의사가 1~2명으로 운영되는 개인 병원인 상황이다.
한 치과 원장는 “졸업생들의 취업 문의는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환자도 줄어들어 기존의 의사도 내보내야할 형편”이라고 전했다.
치과의사 뿐 아니라 관련 직종도 상황은 비슷하다. 치과기공 자격증을 소지한 이모(28)씨는 최근 한인타운에서 일자리를 찾다가 결국 포기하고 자격증과 관련 없는 다운타운 의류업체에 취직했다. 이씨는 “타운에서는 치과기공 전문 인력을 찾는 곳이 없어서 당장은 의류업체에서 일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분야 진출을 위해 비싼 학비를 들여가며 공부하고 있는 한인 학생들 가운데는 여전히 한인 고객들이 많고 언어 등이 편리한 한인타운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UCLA 치대에 재학중인 박모(32)씨는 “타민족보다는 한인 고객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졸업 후 한인타운에서 진료를 하고 싶다”며 “졸업때 쯤에는 상황이 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