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홍성추 (서울신문 산업부장 당시 <재벌가 맥>저술)
******************** 이하 방송 내용 ********************

- 재벌 결혼의 시대별 특징이 있나?

재벌의 생성과 성장 과정과 마찬가지로 재벌 결혼도 그렇게 변해간다. 해방 이후 대부분의 재벌 기업들이 생성되고, 60~70년대가 되면서 2세들이 결혼했다. 그때는 권위주의였기 때문에 주로 정략적인 결혼, 권세를 잡은 사람과의 결혼이 많았다. 그 후 80~90년대에 들어서 3세, 4세로 이어지면서 서로 비슷한 집안끼리 결혼하는 통혼이 이뤄졌다.

60~70년대 정략결혼의 대표적인 예는 당시 권력자인 이후락 집안과 한화그룹, SK그룹 쪽에 결혼이 이어진 것이고, 당대 실세였던 김종필 집안이 코롱 집안과 결혼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결정타는 전두환 대통령 재임 시 결혼한 것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아들과 딸을 재벌과 결혼시킨 것이다. 그 후부터는 권력가보다는 일반 관료 집안이나 비슷한 재벌 집안끼리 결혼한다.

- 2000년대엔 어떤가?

자유분방한 3세, 4세로 이어진다. 유학 가서 만나는 등 보는 눈이 여러 가지로 달라지고, 중산층 집안도 일어나기 때문에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집안과 결혼하는 현상이 많다. 다양한 관례의 결혼이 나온다.

- 90년대까지는 중매혼이 위주가 된 것인가?

대부분 연애결혼이라고 하지만 90% 이상 중매라고 보면 된다.

- 지금은 연애혼이 많이 늘어난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비슷한 사람끼리 중매하는 경우가 많다.

- 재벌과 유력 언론사 집안과 혼맥을 맺는 경우도 많나?

조선일보 방우영 회장의 딸과 태평양 그룹 서성환 회장 아들의 혼인, 그리고 삼성 이건희 회장 딸과 동아일보의 사주 아들과 결혼한 예가 대표적이다.

- 각 그룹별 결혼의 특징은?

재벌가 혼맥의 중심축은 LG그룹이다. LG그룹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겹사돈도 있다. 정주영 회장 형제들 가는 그룹도 상당히 많다. 그리고 롯데 신격호 회장의 동생이나 형 그룹, 방계 쪽 그룹들이 대부분 끼리끼리 이어진다. 그 집안에서 한 다리 건너면 전부 한국의 재벌가와 연결된다. 동양 나일론의 송인상 회장 집안과 LG그룹 구씨 집안을 보면 한국의 재벌가 상류층은 다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 혼맥으로 이어지는 게 기득권 유지에 도움이 될까?

아주 특수한 경우 자기 가업을 지키거나 기업을 수성하기 위해 혼인한다. 하지만 대그룹은 이미 그런 것에서는 벗어나있기 때문에 특히 3세, 4세에 들어서는 결혼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다만 비슷한 집안에서 성장해야 서로 집안을 알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 TV드라마에서처럼 일반인과 재벌가의 혼인은?

그런 신데렐라는 거의 없다. 연예인들과 결혼하는 경우는 많지만,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업이 잘 안됐다. 예를 들면 제일 먼저 연예인과 결혼한 합섬이 안됐고, 대농그룹의 회장도 안됐고,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도 안됐다. 결국 연예인과 결혼한 곳은 별로 좋게 되지 않기 때문에 재벌가에선 나름대로 그 부분에 대해 터부시한다. 얼마 전 신세계 가와 고현정씨의 결혼도 결국 깨졌다. 하지만 중앙산업 조규영 회장과 정윤희 씨 부부는 잘 살고 있다.

▶진행: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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