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HA 두번째 보고서 발표… “백신 부작용 조사 프로그램 재편”
▶ 아동질환 종식 위해 급식 개선 등 제안… “구체적 방안 없어” 전문가들 우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위원회의 최근 보고서에서 어린이 만성질환 종식을 약속하면서 백신 부작용 조사 강화를 지시했다.
9일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이 보고서는 오랜 반(反)백신 운동가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끄는 MAHA 캠페인의 주요 주장을 반영했다.
보고서 권고 중 하나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정부 차원의 더욱 철저한 조사다.
케네디 장관은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는 등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신념을 자주 주장해 음모론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백신 부작용 조사 프로그램을 전면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신 부작용을 신고하는 국민들에 대해 "그들을 환영할 것이며 제품 안전성을 개선하도록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겠다"고 말했다. 현재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개인이나 의료 관계자가 신고한 부작용 사례를 조사한다.
하지만 이미 백신 반대정책으로 CDC가 혼란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케네디 장관의 이번 지시는 논란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AP는 짚었다.
지난달 케네디 장관이 자신과 백신 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던 수전 모나레즈 CDC 국장을 해임하자 CDC 고위 간부들도 잇따라 사퇴했다. 이에 미국 상원 여야 의원들도 케네디 장관의 반백신 의제와 CDC 운영에 우려를 표했다.
앞서 MAHA 위원회는 지난 5월 발간한 첫 보고서에서 초(超)가공식품, 과도한 약물 및 백신 처방 등이 비만, 당뇨, 자폐증, ADHD 같은 어린이 만성 질환 증가와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발표한 두 번째 보고서에서는 백신 및 처방약 안전성 조사와 함께 학교 급식 개선 등을 제안했다.
미국 아동에게 만연한 만성 질환을 '역병'으로 규정하며 학교 급식에 저지방 우유가 아닌 일반 우유를 제공하고 식품·의약품 광고를 제한하는 등의 변화를 요구했다.
또 보고서는 ▲ 국립보건원(NIH) 만성질환 태스크포스 설립 ▲ 초가공식품에 대한 정부 정의 마련 ▲ 합성 식품 색소 제한 ▲ 농약 총사용량 감축을 위한 정밀한 농약 살포 촉진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MAHA 보고서를 근거로 한 첫 조치로 TV, 웹사이트, 소셜미디어의 제약 광고 규제 강화를 위한 행정 문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아동 질환을 종식하고 아동 건강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위한 구체적인 규제 변화를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국 소아과학회 회장인 수전 J. 크레슬리 박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보건 프로그램 예산 삭감과 케네디 장관의 반백신 정책이 아동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성명에서 "이번 MAHA 보고서에는 행정부가 해당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 방안이 없으며, 총기 폭력과 환경 위험 요소 같은 아동 건강에 해로운 주요 원인을 배제했다"고 짚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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