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에 피츠버그에 있는 지하 연구실에서 소아마비 백신을 연구하던 중에 조나스 솔크(Jonas Edward Salk)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좌절감에 빠져 사기가 저하된 솔크는 안식년을 갖기로 하고 이탈리아 중부의 아시시(Assisi)라는 작은 마을에서 지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그곳의 햇빛과 아름다운 풍광과 독특한 정신적 기운에 영감을 받아 문제의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었다. 솔크는 서둘러 연구실로 돌아와 백신을 만들었고 그 백신은 그 뒤로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
(에스터 스텐버그의 ‘Healing Spaces’ 중에서)
아시시는 성 프란체스코의 고향이다. 신비로운 이야기가 깃든 성 프란체스코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인파로 아시시는 일 년 내내 붐빈다. 프란체스코의 아버지 피에트로는 부자였다. 포목상을 경영하면서 많은 부를 축적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사업을 이어받기를 원했고 아들이 능력있는 사업가처럼 보이기 위해 사치스럽게 치장하도록 부추겼다.
방탕한 길로 치닫던 프란체스코가 극적으로 회심하고 하나님의 종으로 돌연 돌아 선 것은 25살 때다. 어느 봄날, 아시시 변두리 길을 지나다가 성령에 이끌리어 쇠락한 작은 교회당 안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찬란한 빛이 십자가 위로 비추고 있었다. 프란체스코는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예수님, 당신이 나를 위해 겪으신 그 고난에 참여하게 해주시옵소서.” 주님의 음성이 들렸다. “가서 나의 교회를 재건하라(go and repair my house).” 그 교회당 이름은 다미아노(Damiano)다.
그 후로 프란체스코는 주님만 바라보고 단순, 복종, 청빈, 순결의 삶을 살았다. 그는 성자가 되었다. 아시시에는 프란체스코의 생가와 기념 교회가 있다. 그의 무덤도 있다. 그와 관련된 자료들과 그가 살았던 신비한 삶의 스토리로 가득 차 있다.
프란체스코의 수제자로 유명한 보나벤트라(Bonaventurae)는 말했다. “나는 나의 스승을 온전히 이해하기위해 그가 성장하고 사역한 모든 장소와 그의 무덤까지 다 찾아가 보았다. 나는 그곳에서 나의 스승의 친구들을 직접 만나 성스러운 대화를 나누었다. 비로소 나는 나의 스승의 자서전을 저술할 수 있었다.”
조나스 솔크 얘기로 돌아가자. 소아마비 백신을 발명하여 무료로 전 세계에 보급한 솔크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가 살았던 샌디에고 시는 그에게 연구소를 지으라고 땅을 기증했다. 솔크는 오래 전 아시시를 찾았을 때 ‘유레카(Eureka)’의 영감을 얻었던 것과 비슷한 공간을 그 자리에 건축하고 싶었다.
솔크는 건축가 루이스 칸의 자문을 받아 ‘솔크연구소‘를 건축했다. 솔크는 1995년에 죽었지만 아시시처럼 솔크 연구소는 수많이 인파가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많은 방문자들이 말한다. “그곳에 가면 영감이 솟는다.“
벧엘(Bethel)은 유대인에게 예배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하지만 야곱에게 벧엘은 단연 특별하다. 야곱이 딸 디나의 부끄러운 사건으로 분노하여 세겜 사람들을 단숨에 몰살시킨 일이 있었다. 그 후 야곱의 양심과 정체성은 심하게 흔들렸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말씀했다.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나타났던 하나님께 단을 쌓으라.” 야곱은 순종했다. 보나벤트라에게 아시시가 단순한 정소가 아니듯이 야곱에게 벧엘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다. 야곱에게 벧엘은 흔들렸던 양심과 정체성이 회복되는 영감의 자리다. 그곳에 가면 영감이 솟는 당신의 벧엘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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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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