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광복절 바로 전날, 8월 14일, 한 유명 단체에서 80대 이상 노인들을 위해 마련한 삼계탕 식사 자리에 초대받아 참석했다.
더위 속에 기력을 보충할 수 있는 삼계탕도 고맙지만, 그보다 때맞추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이 성경 말씀이었다.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예전엔 이 성경말씀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꿈은 보통 청춘의 상징 아닌가? 왜 하필 ‘늙은이’가 꿈을 꾼다는 것인가? 그러나 이제 노년에, 이 말씀은 마치 내 안에 묵어 있던 땅을 기경하는 쟁기처럼 다가왔다.
“묶은 땅을 기경하라 지금이 다시 일어날 시간이다”
성경에서 호세아는 말한다.
“너희 묵은 땅을 기경하라. 지금이 곧 여호와를 찾을 때니…”
그렇다. 지금이 바로 ‘묵은 땅’을 갈고 씨를 뿌릴 때다. 꿈도, 비전도, 사명도 시간이 지나면 녹이 슨다.
골프에서 ‘녹슨 못 (Rusty Nail)을 갈아내라’는 말이 있듯, 이제는 우리 내면에서 녹슬었던 못을 갈아내고 다시 날카롭게 다듬어서 사용 할 때다.
노인의 꿈은 시대의 씨앗이다.
사도행전 2장은 성령께서 세대별로 각기 다른 사명을 주셨음을 선포한다. “자녀들은 예언을 하고, 젊은이는 환상을 보고, 늙은이는 꿈을 꾼다.“
그 꿈은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지나온 세월의 경륜과 창조주의 섭리를 붙들고, 다음 세대를 향해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다.
꿈이 없는 노인은 시간의 관성 속에 머무르지만, 꿈을 꾸는 노인은 그 시간을 다시 경작하여 생명의 열매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 들었다고 녹슬지 말고, 갈아내고 꿈꾸자.
모세는 80세에 한 민족을 구원해냈다.
미켈란젤로는 89세에도 조각칼을 놓지 않았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81세에 미국 헌법을 기초했다.
우리 옥토제네리언 (80대 노안 전체) 각인은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영적 프로이다. 그런데 그 고귀한 재주를 왜 녹슬게 내버려 두어야 하겠는가?
골프는 지극히 심리적 운동이기에 골프에 비유해 본다. 골프채를 들고 녹슨 못을 간다는 뜻은 기량을 닦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동안 쌓여있던 나쁜 버릇들을 털어비리라는 은유적인 뜻도 있다.
그렇듯, 관성과 타성에 젖어 있을지도 모를 각자의 경륜을 새롭게 다듬어내야 한다.
인생 후반전은 단순한 여생이 아니라, “여물어가는 계절에 피는 또 다른 꽃”이 될 수 있다.
삼계탕 한 그릇은 단지 몸의 기력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우리 노년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꿈의 에너지가 담겨 있다.
지금이 바로 우리 노인의 때다.
‘묵은 땅’을 갈고, ‘러스티 네일’을 갈아내고, 우리도 이제 다시 꿈을 꾸자.
가정을 위해, 신앙공동체를 위해, 사회를 위해, 이 민족과 다음 세대를 위해, 아직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고 갈 길도 멀지 않은가.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이 말씀이 단지 위로가 아닌, 인생 후반기 연장전에서 깨어난 세대의 깃발이 되기를 바라면서, 한인사회에서 이열치열 무더위 가운데 따듯한 섬김을 실천한 빅애플과 리더, 섬김이 여러분께 큰 박수와 함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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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석/국가조찬기도회뉴욕지회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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