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는 3자 회담도 염두·푸틴은 선긋기…우크라는 ‘참여 여론전’
▶ 푸틴 “조건 먼저 만들어져야, 갈길 멀어”…트럼프, 미·러 회담 의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만간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와의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참여 여부를 두고 미·러 양국의 온도 차가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까지 포함한 3자 정상회담에도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참여에 사실상 선을 그으면서다.
미·러 정상이 이르면 다음 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여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물밑 신경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을 언제 만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회담이 매우 조기에 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도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나 3자 회담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의 참여를 미·러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여기고 있다는 보도도 백악관 관계자 발로 나왔다.
익명의 백악관 당국자는 AP 통신에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와의 만남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미·러 정상회담은 개최되지 않을 것이라고 7일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백악관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미·러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선 푸틴이 젤렌스키를 반드시 만나야 한다'라고도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3자 회담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7일 크렘린궁에서 3자 회담에 대해 "그것은 가능하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특정 조건들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안타깝게도 그런 조건을 조성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도 같은 날 미·러 양자 회담 준비에 집중하자고 말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에 종전을 위한 정상회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회담이 성사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여기에는 젤렌스키를 정통성 있는 국가 정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푸틴의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월 "회담은 누구와도 할 수 있지만 그(젤렌스키)는 불법이기 때문에 서명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젤렌스키의 임기가 종료됐는데도 계엄령을 근거로 정권을 계속 유지해 정당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이뿐 아니라 미국이 예고한 대(對)러시아 2차 제재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휴전을 지렛대로 최대한 외교·경제적 성과를 마련해야 하는 푸틴으로선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 참여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푸틴과 젤렌스키 두 사람이 마주한 것은 2019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노르망디 형식의 4자 회담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당시 회담은 우크라이나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독일·프랑스 정상과 함께했다.
현재로선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미·러 정상회담 국면에서 '패싱' 당할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하더라도 푸틴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 등은 보도했다.
젤렌스키가 참여하지 않더라도 미·러 정상회담이 불발되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러 정상회담 전 푸틴이 젤렌스키를 만나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 않다"며 "그들은 나와 만나고 싶어 하고, 나는 살상을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회담 과정에서 배제되는 것을 경계하며 유럽 정상들을 상대로 여론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프랑스 정상 등과 잇달아 통화하고 러·우크라 종전 협상이 주요 의제가 될 이번 정상회담에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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