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업체들, 가격 인상 주저하고 생산 이전도 단기에 쉽지 않아”
▶ 도요타·폭스바겐·GM·포드 등 피해 커…현대차그룹 1조6천억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미 118억 달러(약 16조4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으며 손실 규모는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WSJ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를 토대로 자체 집계한 결과를 통해 이처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요타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2분기 영업이익이 30억 달러(약 4조2천억원) 감소시키는 악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도요타의 피해액은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다.
그 뒤를 이어 폭스바겐의 피해액이 15억1천만 달러로 많았고, GM 11억 달러, 포드 10억 달러, 혼다 8억5천만 달러, BMW 6억8천만 달러, 현대차 6억 달러, 기아 5억7천만 달러, 마쓰다 4억7천만 달러, 닛산 4억7천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현대차 그룹의 이번 분기의 트럼프 관세 피해액도 11억7천만달러(1조6천억원)였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상위 10개 자동차 제조사의 올해 순익은 전년 대비 약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팬데믹 발발 직후인 2020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관세 인상으로 이익에 직격탄을 받는 이유는 관세에 따른 비용 상승을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거나 미국 바깥의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지만 두 가지 모두 단기간에 실현하기는 어렵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는 관세로 인한 자동차 업계의 타격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도요타는 내년 3월에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에 관세로 인한 타격이 총 95억 달러(약 13조원)에 달하고, 연간 순익이 전년 대비 44%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추정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필립 후쇼아는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을 망설이는 배경에 대해 "다른 회사가 움직이기 전에 먼저 움직이려고 서두르는 회사는 없다"며 "다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불쾌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언급을 받는 것을 두려워한다"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미 의회는 캘리포니아주 차량 배출가스 규제 및 휘발유 차량 퇴출 계획을 무산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켜 제조사들이 관세로 인한 비용 인상 타격을 감내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환경 규제 여파로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는 자동차 업체들은 그동안 전기차(EV) 판매를 확대하거나 테슬라 등 경쟁사로부터 거액을 주고 배출권 규제 크레딧을 구매해야 했다.
생산기지의 미국 내 이전도 더디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GM의 경우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위해 40억 달러를 투자해 현재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이쿼녹스와 블레이저를 2027년부터 미국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전기차 수요 확대가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GM이 가진 유휴 전기차 생산시설을 활용해 내연기관차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대부분 제조사는 생산 효율화를 위해 동일 모델을 2개 이상의 다른 공장에서 만들지 않으며, 정치 환경이 향후 다시 바뀔 수 있는 불확실성 속에서 막대한 자본투자와 오랜 시일이 걸리는 생산시설 신규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제조사들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결정하더라도 이는 미국 시장의 강한 수요를 고려한 의사결정이 주된 이유라고 WSJ은 분석했다.
관세가 아니었더라도 애당초 자동차 제조사들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내의 생산 확대를 추진해왔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업계 흐름을 가속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WSJ은 "무역 정책은 판매지와 가까운 곳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업계 트렌드를 가속하고 있을 수 있다"며 "북미나 유럽, 중국의 주요 자동차 시장들이 서로 다른 규제와 기술, 소비자 선호도 탓에 점점 시장이 분화되면서 제조업체들도 현지에서 설계하고 제조하도록 장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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