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한인 상춘회 이영우 회장이 이끄는 ‘꿈나무 장학회’
▶ 매년 15세이하 어린이 15명에 300달러씩 장학금

지난해 열린 꿈나무 장학생 시상식.
▶ “어릴적 장학금 평생 자신감으로 남아”⋯ 올핸 30명 목표
▶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살자” 삶의 철학
한인사회에서는 매년 2세들의 학업을 지원하기 위해 장학금을 운영하는 단체들이 꾸준히 활동해왔다. 대부분 대학 진학을 앞둔 고졸 학생이나 대학생,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학비 보조를 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더 어린 학생들에게 '격려와 희망'을 건네는 장학 프로그램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뉴욕한인상춘회의 이영우 회장(85)이 이끌고 있는 '꿈나무 장학회’다.

[사진 1]
■ "크게 배우지 못했지만, 꿈을 주고 싶었다"
꿈나무 장학회는 지난 10여 년간 매년 한인 어린이 15명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전달해왔다. 1인당 300달러씩, 금액으로는 결코 크지 않지만,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수혜 대상은 15세 이하의 어린 학생들. 어릴 적부터 '내가 누군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기억 하나가 평생의 자신감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일이다.
"돈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제가 많이 배운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자라는 아이들에게 작은 격려금이라도 주면, 그 아이들이 언젠가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영우 회장의 이 말에는 평생을 통해 지켜온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는 사회봉사와 축구, 맞춤양복업에 몸담으며 수많은 고비를 넘겨온 인물이다.
■축구 꿈나무에서 사회 각 분야 인재로
장학회의 출발은 ‘호돌이 축구팀’이었다. 원로축구회를 창설한 이 회장은 축구 꿈나무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기 위해 장학금 제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팀 존속이 어려워지면서, 장학 대상은 축구에 국한되지 않고 음악,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성을 보이는 한인 어린이들로 점차 확대됐다.
지금은 매년 다양한 소질을 지닌 15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돌아간다.
매년 시상식은 이 회장과 인연이 깊은 찰스 랭글 전 연방하원의원이 직접 시상을 맡고 있다. 장학금은 대부분 이 회장이 자비로 마련하고, 때로는 맨하탄에서 고급 맞춤양복점을 운영하는 동생 이창우 씨가 도움을 주거나, 간헐적으로 한인 후원자들이 뜻을 보태고 있다.
올해는 특히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 10월경까지 후원자 모금을 계획 중이다. 목표는 15명이 아닌 30명의 어린이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것. 이 회장은 "조금씩만 마음을 보태준다면, 한 아이의 인생에 기적이 될 수도 있다"며, 더 많은 한인 기업과 개인들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2]
■ “남과 나누며 사는 것이 진짜 부자”
이영우 회장의 삶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선다. 그는 늘 말한다. "없을수록 신용이 중요하고, 아무리 잘나도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실제로 그는 한국에서 양복지 사업 실패 후 무일푼으로 미국에 왔다.
한 지인의 도움으로 비행기표 한 장에 의지해 도착한 뉴욕. 이후 테일러 일을 배워 드랍 샵을 운영하며 빚을 갚고 자녀 넷을 모두 양육하고 결혼까지 시켰다.
재산은 많지 않지만, 마음은 부자라고 말하는 그는 지금도 새벽기도를 드리고, 공원 산책으로 건강을 챙기며, 기회가 닿는 한 꿈나무 장학회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의 철칙은 단순하다. "작은 것이라도 남과 나누며 살자."
◆ 축구광에서 장학가로⋯“더 많은 아이들에 희망줬으면” ◆
■ 이영우 회장 인터뷰
이영우 회장은 평생 축구를 사랑했다. 한국에서는 조기축구와 상인 축구팀, 연예인들과의 친목 축구 등으로 활발히 활동했고, 미국에 와서도 각종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을 거머쥐며 원로축구회 창립을 이끌었다.
이 회장은 올해 부인 이영숙 씨와 결혼 60주년을 맞았다. 축구광으로 사회활동에 열중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했지만, 2남 2녀 자녀들이 모두 잘 성장해 결혼하고, 손주도 6명이나 되어 "나는 참 복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말하기를, "많이 가진 것보다, 무엇을 나누었는가가 사람의 크기입니다."
그리고 이 회장의 장학회는 그 믿음을 그대로 실천에 옮긴 결과물이다. “이 작은 장학회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꿈나무 장학회는 거창한 재단도, 복잡한 과정도 없다. 단지 가능성을 가진 한인 어린이들에게 누군가가 나를 응원하고 있다는 감동을 전해주는 일이다.
이영우 회장은 오늘도 그 꿈나무들을 위한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희망한다. “이 장학회가 여러 힘있는 기업들의 지원으로 계속 이어지고, 더 많은 아이들이 이 희망의 끈을 잡을 수 있기를⋯.”
지금은 비록 작지만 이 작은 불씨가 영원히 꺼지지 않고 더 큰 빛으로 번지기를 기대해 본다.
<
여주영 고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