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치슨 국무장관으로부터 전화 받고 주저하지 않았다”
▶ “조부, 지배 시도에 저항하는 자유민 지원은 美정책이라고 말해”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6·25전쟁 참전을 결정한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손자인 클리프튼 트루먼 대니얼이 25일(현지시간)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이 워싱턴DC 인근 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평화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한국을 도우러 가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6·25전쟁 참전을 결정하고 실행한 미국의 제33대 대통령 해리 S. 트루먼(1884∼1972)의 외손자인 클립튼 트루먼 대니얼(68) 씨는 25일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주최로 워싱턴 DC 인근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평화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대니얼 씨는 자신이 최근에 들은 이야기라면서 트루먼 당시 대통령(1945∼1953년 재임)이 "1950년 6월24일 인디펜던스(미국 미주리주)의 자택에서 북한의 남침 소식을 전화로 들은 뒤 (참전을 결정하기까지)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극동 방위선(일명 애치슨 라인·1950년 1월 발표)에서 한반도를 제외함으로써 북한의 오판(남침)에 일정한 영향을 준 것으로 비판받는 트루먼이지만 한국전쟁 발발 후에는 망설임없이 개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대니얼 씨는 "할아버지는 나중에 말하길 '무장한 (특정 사회 내부의) 소수집단의 지배 시도나 외부 압력에 저항하는 자유인들을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임에 틀림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자신의 모친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라면서 트루먼은 한국전쟁 발발 소식을 딘 애치슨 당시 국무장관으로부터 전화로 보고받은 뒤 북한의 남침이 3차 세계대전의 도래를 알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니얼 씨는 '3차대전' 발발을 막을 수 있도록 아시아와 유럽에서 공산주의 세력에 맞서는 '저지선'을 긋는 것이 트루먼의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니얼 씨는 한국전쟁 참전 결단 이후의 상황은 트루먼의 정치적 위기로 연결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2차대전을 치른지 4년여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미국인들은 지쳐 있었고, 국지적 군사개입이 추후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이해를 못했다"며 "그래서 남한을 돕는 조부의 결정에 박수를 치면서도 (군사개입의) 목표는 모호하고, 치러야할 대가가 너무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니얼 씨는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미국인들은 빠르고 결정적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수단인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포함해 (한국전쟁의) '확전'을 선호했다"며 "가장 소리 높여 확전을 지지한 사람은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1951년 맥아더 해임은 조부가 내린 결정 중 가장 인기없는 것이었다"고 소개한 뒤 한때 트루먼의 대통령직 수행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중 최저 수준을 찍은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니얼 씨는 한국이 6·25전쟁 때 희생된 한국과 미국, 그외 참전국 병사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을 역사적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1863년 게티즈버그 연설을 인용하면서 "한국군과 미군, 유엔군은 헛되이 싸우지 않았다"며 "세계는 그들을 잊지 않을 것이며, 한국은 그들이 싸우며 고귀하게 진전시킨 미완의 과업에 계속 헌신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언론인이자 작가로 활동했던 대니얼 씨는 1995년 할아버지에 관한 회고록을 펴내는 등 트루먼의 업적을 기념해왔다.
조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원폭 투하를 결정했지만 후손인 그는 핵무기 반대 목소리를 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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