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등 아태계 권익단체 촉구 회견
▶ “ICE 단속은 이민자들 차별하는 폭력”
▶ ‘이민자 피해 긴급 대응 핫라인’ 공개

26일 LA 리틀도쿄에서 열린 회견에서 한인 카니 정 조 AJSOCAL 대표가 아태계 권익단체 리더들과 함께 ICE의 무차별적 단속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황의경 기자]
최근 남가주 전역에서 벌어진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차별적인 급습과 대규모 이민자 체포 작전에 대해 아시안 태평양계(AAPI) 커뮤니티 권익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26일 LA 다운타운 리틀도쿄의 테라사키 부도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AAPI 권익연합(AAPI Equity Alliance)의 만주샤 쿨카르니 대표를 비롯해, 한인사회를 포함한 아시아계 주요 커뮤니티 리더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민자 긴급 대응 핫라인을 공개하며 “무차별적인 단속을 즉각 중단하라”고 연방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다.
LA 카운티 내 50여 개 아시아·태평양계 단체가 모인 연합체인 AAPI 권익연합은 약 160만 명에 달하는 AAPI 주민들의 권익과 정책 개선을 위해 활동 중이다. 쿨카르니 대표는 “남가주 전역에서 진행 중인 ICE 단속은 단순한 법 집행이 아니라 거리 상인, 이민 노동자, 가족을 겨냥한 정치적 폭력”이라고 비판하며, 시민들의 제보를 받을 수 있는 핫라인(888-624-4750)을 안내했다. 그는 “안전해야 할 공간들이 이제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며 커뮤니티가 함께 연대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아시안정의진흥협회(AJSOCAL)와 카탈리스트 캘리포니아(Catalyst California) 대표로서 한국계 리더들도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 존 김 카탈리스트 캘리포니아 대표는 아시안 커뮤니티가 오랫동안 무시당해왔지만, 위기 때마다 희생양이 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아시아 정서가 팽배했던 80년대, 1992년 LA 폭동, 9·11 이후, 그리고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까지 이어진 혐오범죄를 언급하며, “아시안과 라티노 커뮤니티의 현실은 깊이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존 김 대표는 “이번 단속은 라티노를 겨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시안 이민자들도 조용히 피해를 입고 있다”며, “지금은 우리가 침묵할 때가 아니라 연대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두려움에 움츠러들지 말고, 침묵이 아닌 조직과 행동으로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니 정 조 AJSOCAL 대표는 아시안 커뮤니티 역시 ICE 단속의 피해자이지만, 언론과 SNS에는 드러나지 않아 보이지 않는 공포 속에 고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API 구성원의 상당수가 이미 이민 시스템에 등록돼 있어, DACA 갱신자, 난민, 망명 신청자들이 정기적으로 이민 당국에 출석하고 있다”며, “예전엔 변호사와 함께 출석하면 문제없이 귀가했지만, 지금은 구금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변호인 없이 출석한 이들에 대한 구금 비율은 훨씬 더 높다고 경고했다.
카니 정 조 대표는 “AAPI 커뮤니티에는 50개가 넘는 언어가 존재하지만, 연방 단속 요원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해, 언어 장벽 때문에 기본적인 권리 주장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단체는 기존에 가정폭력, 노인복지, 교육 등에서 안전계획을 세워왔지만, 지금은 ICE에 의해 직원과 커뮤니티 구성원이 잡혀갈 것에 대비하고 있다. 아시안 커뮤니티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서 괜찮은 게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가 라티노뿐 아니라 AAPI 전체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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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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