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P 보도…美상무 “관세 철회 가능성 없어”, 무역고문 “이건 협상 아냐”
▶ 트럼프, 협상 여지 내비치면서도 “미국에 엄청난 것 제공 여부에 달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를 무역 상대국과의 협상의 출발점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익명의 백악관 당국자들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지침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앞으로 있을 무역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지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고문과 보좌관들에게 이번 관세가 협상용이 아니라고 언급했다고 2명의 당국자가 전했다.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이번 내부 지침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모든 국가를 상대로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60여개국에는 추가로 상호관세를 물리기로 발표하면서 글로벌 통상전쟁을 확대하자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투자자들은 협상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과 새로운 무역 협정을 체결하면 관세가 철폐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지만, 이는 즉시 실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짚었다.
실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세계 무역 질서의 재편"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다른 나라들이 비관세 장벽을 교정하는 것을 협상 개시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말한 대로 그들은 자기 방식을 바꿔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관세 폭탄의 설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 역시 CNBC에 출연, "이건 협상이 아니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 국가 비상사태"라며 관세가 협상용으로 설계됐다는 관측을 부인했다.
상호관세 발표 다음 날 트럼프 측 인사들의 이러한 언급은 발표 전과는 달라진 태도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달 초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일부 국가는 관세를 피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라면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협상을 시도하는 마지막 나라가 되지 않을 것이다. 처음 협상하는 나라는 이길 테지만, 마지막은 분명히 질 것"이라고 적으면서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이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를 대표한 언급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 내에서 취재진과 진행한 문답에서 "모든 나라가 우리에게 연락을 해왔다"며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의 매력이고, 우리는 스스로 상황을 주도할 수 있다"고 협상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그는 협상의 전제로 "그것은 '우리가 미국에 엄청난(phenomenal) 것을 제공하겠다'고 말하는지에 달렸다"라고도 말해, 무역 상대국들의 대미 협상 과정이 매우 험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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