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본토 침략은 2차 대전 이후 처음
▶ 주민 7만6천명 대피
▶주민 7만6천명 대피
우크라이나 군 장병들이 11일 러시아 국경 인근에서 작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우크라이나가 2년 반 만에 러시아에 치욕을 선사했다.”
우크라이나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래 최대 규모로 러시아 본토를 급습한 것을 두고 미국 등 서방언론은 물론 러시아 내부에서도 이런 평가가 나왔다. 엿새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의 대담한 작전에 러시아가 이렇다 할 반격을 가하지 못하며 사실상 허를 찔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진격 작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10일 쿠르스크, 벨고로드, 브랸스크주 등 국경지대에서 대테러 작전 체제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곳곳에 검문소가 설치되고 이동 및 통신이 제한된다. 앞서 우크라이나가 지난 6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로 깜짝 진격한 데 따른 조치다.
우크라이나군 진격 이후 쿠르스크 국경 지대에서만 러시아인 7만6,000명 이상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에 맥없이 당한 이후에도 ‘적군’을 국경 밖으로 쫓아내지 못한 “러시아의 심각한 상황을 보여 주는 신호”라고 전했다. 러시아 본토가 다른 나라 군대에 뚫린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본토 공격을 나흘 만에 공식 인정하며 군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이번 공격으로 얻은 게 많다. 프란츠 스테판 가디 영국국제전략연구소(IISS) 연구원은 “(이번 공격의 의미는) 적의 영토에서도 복잡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우크라이나가 서방과 동맹국에 알리는 신호”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밝혔다.
이번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재환기하고, 향후 러시아와 있을지 모르는 종전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 선점을 노렸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면 러시아 내부에선 당분간 책임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퇴역 장성 출신인 안드레이 구룰료프 러시아 의회 의원은 우크라이나군에 본토가 맥없이 뚫린 것을 두고 “국경을 지킬 군인도, 시스템도, 방어선도 없다. 우리는 그들(우크라이나군)을 이른 시일 안에 쫓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러시아도 공세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 미사일을 날려 보내 어린이 사망자를 포함해 5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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