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IT 대란’ 따른 혼란 3일 넘게 이어져
▶국제선 도착 승객들 한꺼번에 몰려 ‘아수라장’
▶ 21일 하루 1,800여편 취소·2만1천편 지연사태

IT 대란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공항에서 항공편 취소와 지연이 잇따른 가운데 지난 20일 오후 LA국제공항 탐브래들리 국제선 터미널 입국장에 도착 승객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몰려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다. [박상혁 기자]
지난 19일 전 세계를 강타한 ‘정보통신기술(IT) 대란’의 영향이 3일째 이어지면서 항공 부문의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 오후 LA국제공항(LAX) 입국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날 오후 3시20분 대한항공 011편으로 가족들과 함께 LAX에 내린 시민권자 유모씨는 “우리 항공기는 예정대로 도착했지만 도착시간이 늦어진 다른 항공사 승객들이 일제히 입국장으로 몰리면서 짐을 찾아 나오기까지 3시간 이상이 소요됐으며, 미국 여권이 없는 방문객들은 이보다도 훨씬 긴 시간을 대기해야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씨에 따르면 각 항공사에 배정된 게이트를 나온 수백명의 승객들은 입국심사대로 향하는 통로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한 상황에서 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간신히 이동한 입국심사대 앞에도 줄이 길게 늘어서 심사를 마치기까지 1시간을 기다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유씨는 또 “수하물을 찾는 곳에는 승객들보다 미리 나온 짐들이 컨베이어 벨트에서 미처 치워지지 않아, 항공사 직원들끼리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LAX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오후 시간이 가장 붐비는 시간이긴 하지만 IT 대란 여파까지 겹쳐 악몽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21일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서부시간 기준으로 이날 오전 10시까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2만1,0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고, 1,800여편이 취소됐다. 이는 각각 4만6,000편과 3만5,000편이 지연되고 5,000편과 2,800편이 결항됐던 지난 19일과 20일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이중 미국 국제선 및 국내선은 3,800편의 운항이 지연됐다. 특히 1,200편이 취소돼 미국 항공사에 대한 영향이 컸다. 미국에선 이틀 동안 5,500편이 취소되고 2만1,000편이 지연된 바 있다. 20일 뉴욕에서 출장을 마치고 유나이트 항공으로 LAX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신모씨는 “뉴욕 JFK 공항을 출발 예정이었던 항공편이 수차례 지연을 거듭하면서 반나절 이상을 터미널에 묶여 있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21일 시스템 대부분이 복구됐다고 밝혔다. 전날 이 항공사는 400편 이상 운항을 취소한 데 이어 이날에도 2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지난 20일 1,000편이 넘는 항공편이 취소된 델타 항공은 이날에도 200편이 넘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또 22일까지 성인이 탑승하지 않는 미성년자의 미동반 탑승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새로운 항공편 예약은 받지 않기로 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운영에 차질을 빚었지만, 안전하게 복구 중”이라며 “영향을 받은 고객에게는 여행 변경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했고, 저가항공사 얼리전트항공은 “운항은 정상화했지만 플랫폼 점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9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계(OS)와 보안업체 소프트웨어의 충돌로 인한 IT 대란이 일어나면서 미국 곳곳의 전산망에서 ‘죽음의 블루스크린’(Blue Screen Of Death)으로 불리는 오류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와 대혼란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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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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