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전기간·이스라엘군 철수 두고 접점없는 기싸움
▶ 전쟁 장기화 속 양측 ‘현실적 시나리오’ 눈돌릴지 주목
넉 달째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과 인질 석방을 놓고 중재국을 통해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핵심 쟁점 중 하나는 휴전 기간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주요 쟁점은 휴전 기간"이라며 "하마스는 영구 휴전을 요구하는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공언해왔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달 28∼29일 단계적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마련해 하마스 측에 전달했다.
이에 하마스는 3단계에 걸친 135일간의 휴전과 인질-수감자 교환을 역으로 제안하면서 가자지구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 지상군 철수를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완전한 승리 외에는 다른 해결책은 없다"며 하마스의 역제안을 사실상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완전한 승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승리가 코앞"이라며 전쟁은 수년이 아닌 수개월만 남았을 뿐이라고도 했다.
NYT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등을 요구하는 하마스 역제안의 세부 내용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이전의 노력들을 방해해온 많은 동일한 문제점들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역제안에서 석방 대상 인질과 수감자의 수, 석방 순서 등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했다.
하마스는 인질 석방의 대가로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1천500명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이 가운데 500명은 무기수 가운데서 자신들이 선택하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또 궁극적으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지금까지 이를 거부해왔다고 NYT는 짚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주 요르단강 서안에서 한 연설에서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나는 수천 명의 테러범을 풀어줄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하마스 입장에서도 이스라엘군 철수는 양보하기 힘든 문제다.
하마스와 가까운 팔레스타인 분석가 살라 알딘 알아와우데는 "가자지구에 한명의 점령군이라도 남겨두는 것은 (하마스에) 패배이자 재앙이 될 것"이라며 "아무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이스라엘군에서 팔레스타인 문제 담당 국장을 지낸 마이클 밀슈타인은 하마스의 역제안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권력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전쟁을 종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처한 교착 상태를 고려할 때 하마스의 역제안이 "이스라엘에도 가능한 최선의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뒤 이스라엘은 하마스 괴멸을 목표로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공격을 퍼부었지만, 하마스는 여전히 건재하고 가자지구로 끌려간 240여명의 인질 중 136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밀슈타인은 "현재의 방침으로는 이스라엘이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거나 하마스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끝나는 것보다는 협상을 타결짓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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