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아카데미상’ 할리웃 한인들 도전
▶ ‘패스트 라이브즈’ 작품상과 각본상 유력 후보, ‘엘리멘탈’은 장편 애니 부문 후보 가능성 커
내년에도 아카데미상을 향한 한국계 영화인의 도전이 계속된다. 캐나다 한인 셀린 송 감독과 미주 한인 피터 손 감독이 ‘기생충’ 4관왕 신화와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영광을 재현하려고 한다.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내년 3월10일 열릴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향하는 영화들 중 선두 그룹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예측 기사에 따르면 ‘패스트 라이브즈’는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 후보 10편에 들어가 있다. ‘플라워 킬링 문’과 ‘오펜하이머’ ‘바비’ 등과 함께 트로피를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에어’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등과 함께 각본상 유력 후보 5편에 포함돼 있기도 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린 시절 헤어진 뒤 20여 년 만에 뉴욕에서 재회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인연과 운명을 주제로 삼고 있는데 배우 유태오와 재미동포 그레타 리가 출연했다. 최근 할리웃에서 품질보증마크로 통하는 A24와 국내 배급사 CJ ENM이 공동 투자한 영화다.
셀린 송 감독은 한국에서 태어나 12세 때 캐나다로 이민 갔다. 캐나다 퀸즈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극작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넘버3’(1997)와 ‘세기말’(1999)을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다. ‘만다라’(1981)와 ‘길소뜸’(1986) 등의 시나리오를 쓴 송길한 작가의 조카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배우 송강호는 “‘넘버3’ 출연 당시 명절 인사를 위해 송능한 감독님 댁을 찾아갔을 때 만난 꼬마”라며 셀린 송 감독을 기억했다. 아카데미를 향한 ‘패스트 라이브즈’의 행보는 최근 더욱 가벼워졌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지난달 27일 열린 제33회 고담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극영화)을 수상했다. 고담상은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한 상이나 최근 들어 오스카 수상을 예측하는 지표 중 하나다. 올해 오스카 7관왕(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을 차지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도 지난해 고담상 작품상을 받았다. 최근 10년 동안 고담상 작품상을 받은 영화 10편 중 5편이 오스카 작품상까지 가져갔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지난달 30일 발표된 제89회 뉴욕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뉴 필름 상(신인감독 영화 대상)을 수상했다. 미국 연예매체 인디와이어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올해 최고 영화 25편 중에서 1위를 차지한 점이 고무적이기도 하다. 인디와이어는 “지난 1월 (첫선을 보였을 때) ‘패스트 라이브즈‘가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가 될 운명이라고 적었다”고 평가했다.
피터 손 감독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도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 부문 후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버라이어티의 오스카 예측 기사는 ‘엘리멘탈’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와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등이 포함된 유력 후보 명단(5편)에 이름을 올렸다.
‘엘리멘탈’은 할리웃 명문 픽사 스튜디오 작품이다. 2002년 장편애니메이션 부문이 생긴 이래 올해까지 22번 중 11번 픽사가 오스카 트로피를 가져갔다. “위대한 픽사 작품들에 비하면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로튼 토마토)는 세평이 ‘엘리멘탈’의 오스카 수상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엘리멘탈’은 원소들이 모여 사는 상상 속 도시를 배경으로 물과 불의 사랑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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