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입양인 안타까운 사연
▶ 친모 찾는 암투병 김민수씨 “치료하며 절절해진 그리움”
위암 투병 중에도 친모를 애타게 찾는 입양인 김민수씨 가족. [연합뉴스 자료사진]
“엄마를 만나면 꽉 안아주고 싶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알고 싶은데… 살아계시는지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3년째 위암 투병 중인 노르웨이 입양 한인 김 토마스 리셍(46·한국명 김민수)씨는 연합뉴스와 화상통화에서 “삶이 곧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평생 모르고 살았던 내 삶의 시작점이 그렇게 간절해지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42년 전 입양됐던 그는 1981년 4월24일 오후 5시께 대전역 대합실 안에서 우는 채로 발견돼 대전 피얼스영아원(현재 늘사랑아동센터)에 맡겨졌다. 영아원 관계자 등이 4∼5살로 보이는 남자아이라 입소 날짜에 맞춰 생년월일을 정하고 김민수라는 이름을 붙였을 가능성이 크다.
노르웨이 남부 도시 퇸스베르그와 플레케피오르에서 성장한 그는 이후 트롬쇠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금융기관 취업을 거쳐 현재는 회계사로 일하고 있고, 2011년 페루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 후 오슬로에 정착했다. 슬하에 8살 아들을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잊어버렸다고만 생각했던 입양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성인이 되고부터 본격적인 갈증으로 찾아왔다. 본인과 똑 닮은 아들이 커나가는 모습을 보며 가족의 역사를 알지 못하는 것 또한 가슴 한쪽에 멍에로 남았다. 더 늦기 전에 친부모를 찾아야 한다고 마음먹었지만, 불현듯 2021년 6월 암 진단을 받게 됐다.
그는 최근까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모으고 있다.
노르웨이 현지에서 유전자 검사를 앞둔 그는 오슬로에 있는 한국대사관을 통해 DNA 샘플을 경찰청 실종아동 데이터에 등록하고 내년에는 직접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친부모를 찾고 나서야 부모가 본인을 버린 게 아니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다른 입양인들의 사연은 그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양부모님은 내가 ‘1979년생이고 서울역에서 버려졌다’고 말했지만, 직접 조사해보니 나는 1977년생에 대전역에서 발견됐다”며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어쩌면 친부모님이 날 버린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포기하지 않고 항암치료와 가족 찾기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한 그는 작은 단서도 소중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씨는 “제가 대전역에서 발견될 당시 제 옆에 보따리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보따리도 저와 함께 노르웨이로 왔다는 기록은 찾을 수가 없었다”며 “42년 전 보따리의 행방을 쫓는 게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 가서 찾아보려고 한다. 암 치료도 가족 찾기도 모두 기적이 벌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