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문강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선생님 꽃 속에 드시다’(시산맥사)를 펴냈다.
시집 ‘까치와 모국어’ ‘거북이와 산다’를 펴낸지 13년 만이다. 시인은 “자랑도 아니고 흉도 아니지만 간절하게 쓰고 싶을 때가 많지 않았고 운동 좋아해서 공 치고 노는 데만 정신을 팔았다. 시집을 낼 만큼 시가 충분하지 않아 산문 한 편을 뒤에 넣기로 했다”며 “이 산문은 나에겐 내 시의 역사이기도 하고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기록한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너무도 겸허한 시인의 말이다. “시의 눈을 항상 쳐다보며 매일 뜨겁게 사랑하고 살았다면 아마 벌써 타서 죽었을지도 모른다. 시가 나를 버리지 않게, 내가 시를 버리지 않게 애쓰지 않고 덤덤하게 같이 오래 살았다”는 시인의 말처럼 그의 시는 죽지 않을 만큼 설레임을 준다. 시산맥 해외기획시선 28번째 시집으로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인 방민호 평론가는 “오문강 시인의 작품들은 일견 일상의 소소한 경험들을 그려놓은 것 같지만 마치 물 한 방울에 세계를 담듯이 삶이라는 문제를 숙고하게 한다”며 “평이한 듯한 진술 속에 시인의 비범한 성찰적 시선과 태도가 돋보인다”고 평했다.
오문강 시인은 숙명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1986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1997~93년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나 본 듯이 보거라’로 제28회 미주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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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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