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들에 극장 폐쇄 통보, 14개 관에 하루 관객 18명
▶ 팬데믹발 운영난·손실 심화, 미국법인 철수 시나리오도

CJ가 운영하는 CGV 극장이 미국 내 최대 상영관인 샌프란시스코 CGV의 폐관을 결정했다. 사진은 LA CGV의 모습.
CJ 그룹이 샌프란시스코의 CGV 극장의 문을 닫는다. 극도의 영업 부진에 따른 조치인데,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공룡 기업으로 할리웃 영화계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CJ의 미국 내 극장 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CGV 미국 법인 자체를 철수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22일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밴네스 애비뉴에 위치한 CGV 샌프란시스코가 이달 말 문을 닫고 폐쇄된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이 영화관의 직원 20명은 모두 해고될 예정이며 해당 직원들이 지난 17일 영화관 폐쇄와 관련해 회사의 결정을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CJ 미국 법인도 “CGV 샌프란시코 극장이 2월 28일부로 영업을 중단함을 알려드리게 돼 유감스럽다”며 “팬데믹 이후 나타난 업계 전반의 관람객 감소가 이번 결정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CGV 샌프란시스코 지점은 14개의 상영관을 갖춘 대형 영화관으로 지난 2021년 9월 개점했다. 북미 CGV 지점 중 가장 큰 규모로 문을 열어 한국 문화 콘텐츠 수출 기대감을 키웠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예상 밖의 사태를 이겨내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인터뷰한 CGV 샌프란시스코 지점의 한 직원은 “영화관에 관객들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며 더 일찍 영화관이 폐쇄됐어도 놀라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직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상영관이 14개에 달하는 CGV 샌프란시스코 지점에서 티켓을 사서 영화를 본 관객은 불과 18명에 머물렀다고 한다.
영화관이 들어선 건물의 임대료 인상이 CGV 샌프란시스코 지점 폐쇄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인터뷰한 CGV 직원에 따르면 영화관이 들어선 건물의 오너인 부동산 기업 사이트센터는 올해부터 한 달 임대료를 기존 26만5,000달러에서 30만 달러로 올렸다. 관객도 안 들어오는데 유지 비용은 비싸지니 CGV 입장에서는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의 극장 및 영화관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발 침체에서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인데, 현재 미국에서 LA와 부에나팍을 포함해 단 3곳의 상영관을 운영해 온 CJ CGV가 운영난으로 인해 미국 법인을 아례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한국 언론들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GV 미국 법인은 2021년 기준 연간 1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팬데믹 여파가 여전했음을 고려하면 지난해에도 순이익을 기록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CGV 입장에서는 영화 산업 본토인 미국에 진출했다는 상징적 의미 외에는 법인을 유지할 이유 자체가 사라진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예전부터 CGV가 손실이 나는 미국 사업을 접고 수익성이 높은 중국·베트남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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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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