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일교차가 심해지는 날씨에는 부정맥(不整脈ㆍarrhythmia)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부정맥은 전체 인구의 2% 정도(100만 명)에게 나타난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는 환자는 20%에 그쳐 뇌졸중ㆍ심근경색으로 악화해 돌연사할 수 있다. 돌연사는 90%가 부정맥 때문에 발생하기에 부정맥을 ‘돌연사 주범’으로 부른다.
특히 심장박동이 느닷없이 빨라지고 불규칙해지는 심방세동(心房細動ㆍatrial fibrillation)은 치료를 받아야 하는 가장 흔한 부정맥이다. 심방세동은 고령인의 10% 정도가 경험할 만큼 매우 흔하다. 심방세동이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유병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7년 18만2,786명에서 지난해 24만5,464명으로 4년간 34.3%나 급증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노태호 가톨릭대 명예교수(순환기내과)는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위험이 5배나 증가한다”며 “더구나 뇌졸중 중등도도 동맥경화로 생기는 뇌졸중에 비하면 훨씬 위중하다”고 했다.
◇가슴 두근거림이 대표적인 증상
근육이 수축하려면 전기가 필요하다. 근육으로 이뤄진 심장도 자발적으로 규칙적인 전기를 일으키고, 심장 전체로 신호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위대정맥과 우심방 접합부에 있는 ‘동방 결절(洞房結節ㆍsinoatrial node)’에서 전기 신호가 만들어지고, 심방을 수축한 뒤 ‘방실 결절(房室結節ㆍatrioventricular node)’을 거쳐 심실 수축이 일어난다.
성인은 보통 분당 60~80회 심장이 뛰고, 분당 60~100회가 정상적인 맥박이다.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정상적으로 뛰지 않고 빨리(빈백) 또는 느리게(서맥) 불규칙해진다(부정맥). 서맥(徐脈)의 대표 증상은 어지럼증, 무력감, 실신 등이다. 빈맥(頻脈)의 대표 증상은 두근거림, 호흡곤란, 가슴 통증, 가슴 답답함 등이다.
가장 가벼운 부정맥은 조기 수축이다. 정상적으론 위대정맥과 우심방 접합부에 있는 ‘동방 결절(洞房結節ㆍsinoatrial node)’에서만 전기가 만들어지는데 심방이나 심실에서 정상 맥박보다 빨리 전기를 만들어 엇박자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가장 심각한 부정맥은 심실세동(心室細動ㆍventricular fibrillation)으로 전조 증상 없이 나타나 돌연사(급성 심장사)할 수 있다. 5분 이내 심폐소생술(CPR)을 받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일교차 심할 때 부정맥 발생 늘어나
부정맥 원인은 담배ㆍ술ㆍ카페인을 즐겨 섭취하거나 불규칙한 수면 습관, 극심한 스트레스 등이 지적된다.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도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아침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일교차가 크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부정맥을 진단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심전도 검사’다. 팔다리와 가슴에 전극을 붙여 심장의 전기 활동을 기록하는 검사로, 보통 누워서 10초 동안의 리듬을 기록한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24~48시간 동안 심전도 검사를 하는 ‘홀터 모니터’도 있다.
운동 부하 검사로도 부정맥을 진단한다. 운동 부하 검사는 심전도로는 부정맥이 진단되지 않고 운동에 의해 부정맥이 유발되거나 악화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때 사용한다. 러닝머신처럼 생긴 기계나 자전거를 이용해 운동 강도를 점차 늘려가며 증상 발현, 혈압, 심박수나 심전도 변화를 측정한다.
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정맥을 정확히 진단한 후 원인 요인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심방세동의 경우 이를 제거하고 심장 리듬을 정상화하거나, 이를 놔둔 채 경구용 항응고제(와파린, NOAC)를 투여해 혈전을 예방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부정맥을 예방하려면 과다한 술ㆍ카페인 섭취를 피해야 한다. 또 과로나 스트레스도 부정맥을 유발하는 만큼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마음을 편안히 유지해야 한다.
<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