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원두 선물가격 지난달 23% 급락세
▶ 수요 여전히 많고 유제품 등 비용 증가탓
일부 카페는 5~6달러… 애호가들 가격 고심

커피 원두 가격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우유를 비롯한 각종 경비의 상승과 좀처럼 줄지 않는 커피 소비 수요가 커피값 상승세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로이터]
평소 커피를 자주 마시는 직장인 김모씨는 요즘 들어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사 마실 때마다 의문점이 든다고 했다. 커피 원두 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커피값은 요지부동인 데다 오히려 판매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커피값을 인상할 때면 원두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하면서 왜 원두 가격이 하락하면 반영이 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커피값 부담 때문에 싼 커피집을 찾아 다니는 게 일상이 됐다”고 푸념했다.
커피 원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떨어지고 있지만 커피 판매 가격은 오히려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한인 커피 애호가들의 불만이 높다. 커피 원두 산지의 작황이 회복되면서 커피 선물 가격은 큰 폭으로 내렸지만 우윳값을 비롯한 각종 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커피 수요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커피값마저 부담으로 작용하자 한인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선 커피 구매에 드는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마저 포착되고 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월 정점을 찍었던 커피 원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마시는 커피 가격은 흔들리지 않은 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뉴욕 국제상품선물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커피 원두 선물 가격은 지난달 23%나 급락했다. 10월 들어서만 커피 원두 선물 가격은 1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이는 9년 전인 2023년 이후 나타난 가장 긴 하락세 장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로부스타 커피 원두의 선물 가격도 지난달 15%나 떨어졌다.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은 지난 2월 파운드당 2.58달러를 보이면서 11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8월 말 파운드당 2.3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아라비카 커피 원두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1.70달러까지 떨어졌다. 2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30% 가까이 가격이 빠졌다.
커피 원두 가격이 하락한 데는 중남미 지역의 원두 공급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탓이라고 WSJ는 전했다. 전 세계 최대 커피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의 미나스제라이스주에 내린 폭우로 내년과 내후년 원두 작황이 좋아 공급량이 늘 것이라는 전망에 원두 선물 가격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커피 원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다고 해서 당장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무엇보다 선물 가격 하락세가 실제 커피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주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높은 커피값에도 불구하고 커피 소비 수요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상황도 커피값 고공행진에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스타벅스의 경우 올해 커피값을 지난해에 비해 7%까지 인상했음에도 올해 3분기 영업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커피 원두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커피 전문점들이 실제 가격 인하를 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우유를 비롯한 각종 비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우유는 지난해에 비해 34% 상승했고 임대료와 인건비도 크게 오르면서 커피 판매 원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고물가에 비싼 곳은 5~6달러에 달하는 커피값도 부담으로 작용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싼 커피집을 찾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한인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한인타운에 직장을 둔 박모씨는 “브랜드를 따지면서 커피를 마시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저가 커피를 찾게 됐다”며 “커피 양도 많아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부담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예 커피값 지출을 하지 않으려는 직장인들도 있다. 커피 전문점 대신 회사 내 공용 커피를 이용하는 ‘회사 의존형’이 있는가 하면 집에서 직접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오는 ‘자급형’ 직장인들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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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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