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하자마자 전 직원과 함께 묵념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했다. 주말에 들은 이태원 참사 소식에 마음이 아팠고 충격이 커서 이렇게라도 애도의 뜻을 전하고 싶었다.
이번 사고로 인해 주말 내내 세월호 참사(2014년), 마우나오션 리조트 대학생 참변(2014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사고(1999년) 등 그간 있었던 비참한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지나갔다. 자칭 선진국임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도대체 이런 일들이 왜 반복되는지 울화가 치밀기도 했다.이런 사건들은 모두 안타깝게도 아동 아니면 학생, 그리고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안전수칙을 제대로 따랐다면 피할 수 있는 참변들이었다.
돈을 벌 욕심에 화물을 더 싣겠다고 배의 평형수를 뺐고, 오리엔테이션을 저렴하게 하려고 눈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는 체육관에 신입생을 모아놨고, 깡통 같은 컨테이너로 좁은 공간에 어린이집을 만들어 불이 나도 소방차가 접근할 수가 없었다. 젊은이들의 안전에는 모두 무감각했던 것이다. 도대체 우리 국민은 안전불감증이라는 DNA이라도 갖고 있는 것일까?
안전불감증하면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몇 개 있다. 어느 날 한국에서 온 손님과 국내여행을 하려는데 심한 안개 때문에 항공편이 연발된다는 안내가 나왔다. 여행객 모두가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서 온 손님은 안달이 났다.
‘아니 이 정도 날씨에 비행기가 못 뜬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한국에선 이것보다 더 심한 안개 속에도 다 뜨는데.’라며 투덜댔다. 내 목숨이 달린 순간 아닌가? 어떻게 저런 불평을 할 수 있을까 의아했다.
또 한 번은 1985년 9월 말 글로리아(Gloria)라는 허리케인이 뉴욕지역을 강타했을 때다.당시 미국회계법인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전 직원 조퇴하라는 조치가 내려졌는데 유독 한국부 보스만이 근무시간에 어딜 가냐며 조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 큰 회사에 한인 직원들만 남아 흔들리는 고층건물에서 허리케인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근무했다. 지금 생각하니 끔찍한 순간들이었다.
안전불감증은 언젠가는 사고를 불러오게 돼있다. 이번 이태원 참사도 결국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사고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사고 후에 꼭 다음과 같은 주장이 등장한다. ‘도대체 누구 때문이냐?, 아무개 책임지고 사퇴하라, 누구는 당장 퇴진하라.’ 등등. 이건 선진국에서 하는 처사가 절대 아니다. 조선시대에나 나올 듯한 매우 무책임한 처리법이다.
벌써 이런 무책임한 말이 나돌고 있어 우울함을 더한다. 지금 우리는 남을 원망하고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다. 우리 뼛속까지 자리 잡은 안전불감증 DNA를 깨끗이 발라내는 수술을 해야 할 때다. 안개를 뚫고 비행기를 띄우는 건 용감한 게 아니고 허리케인과 맞짱 뜨며 일하는 건 무모한 짓이란 교육을 할 때인 것이다.
오늘 아침 우리나라 국민이 안전에 대해 계몽되길 바라며 묵념했다. 오늘 아침 다시는 국격이 떨어지는 참사로 젊은 생명을 잃는 일이 대한민국에 일어나지 않길 간절히 바랬다. 오늘 아침 묵념을 하며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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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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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6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윤씨 핑계대로 대통령은 처음이라 임기 시작부터 용산으로 집무실 옮기고 거처 꾸미는데 나랏돈 처들이는걸보니 일자리에대한 understanding이 없어, 전정부 인사들을 족쳐야할 웬수들로 봤으니 안보나 국민의 안전에 대해 인수인계를 받았겠는가? 그러니 10만 이상이 모일거라는 예상엔 관심도 없었던게 문제이고 사고 후에도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는건 더문제요. 한마디로 자격없는자라고 말하고 싶고 처벌여부는 국민들이 해야겠죠.
과거 많은 초대형 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많았고 이번 사건도 안전불감증에 극도의 자기 이익만을 위해 사는 한국인들에게 경종의 말을 했고 그게 요번 새정부가 들어 서면서 생긴 사건이 왜 윤대통령에게만 책임이 있나요? 과거의 모든 사건들이 보수정권 하에서만 일어났나요? 이런일을 정치화해서 사회를 어지럽고 선동해서 현정권의 발등을 찍으려고 하는데 그게 편견이라고요? 소고기파동때 촛불 들고 나간적이 있나요? 그 후로 소고기 잘먹고 광우병이 그들의 주장대로 다 미치기나 했나요?
RSMK2는 왜 김여사에대해 그런 삐딱한 편견을 갖고있나? 지 치레만 하고 살겄다는 윤짜장과 마눌김여사가 극도의 이기자들이지, 국민을 위한 안전대책을 생각 해보지도 안혀 156명의 젊은이들을 죽인것에 대해 분개하는분들이 내자식만 안전하면 되지하는 분들 어겄슈? 이사람 윤정부가 애들죽게한걸 잘했다고 박수치는건 아니겠지
너무 작은 땅에 많은 인파가 나와 내 자식들만 안전하면 되지 하는 극도로 이기적인 집단으로 느껴지고 나와 생각이 다르면 아예 적으로 혐오하는 국민들로 가득찬 그런 나라로 전락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김여사도 그런 부류로 보이네.
윤정부는 전정부로 부터 안전, 안보에대한 인수인계 받기를 거부한것같어, 청와대도 냅두고 용산으로 거주지는 한남동으로 옮겨 나랏돈 쳐들이고, 안보를 담당했던 인사들을 조지기에 바빳으니 안전대책 같은건 생각이나 해봤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