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화표시채 이자 1억달러 못갚아…채권자 “서방 제재 과정서 발생”
▶ 상황 지켜본후 최종 디폴트 결정
러시아가 1억 달러(약 1283억 원) 규모의 외화 표시 국채 이자를 갚지 못해 104년 만에 외채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졌다. 다만 해당 채권을 사들인 투자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최종 디폴트 선언’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가 26일(현지 시간)이 만기인 외채 이자 1억 달러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 상태가 됐다고 전했다. 해당 이자 지급 만기일은 5월 27일이었으며 이날로 30일의 유예기간까지 종료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1918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104년 만에 처음으로 외채 디폴트를 맞게 됐다. 당시 디폴트는 레닌이 왕정의 국가 부채 상환을 거절하면서 발생했다. 러시아가 1998년 선언한 모라토리엄(채무 상환 유예)은 루블화 표시 국채가 대상이었다. 블룸버그는 “(디폴트는) 러시아가 세계 경제·정치에서 ‘왕따’가 됐음을 보여주는 암울한 표식”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디폴트는 예고된 수순이다. 러시아가 달러화 채무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려면 미국 금융사를 통해야 하지만 미국 정부의 제재로 러시아 중앙은행과 재무부·국부펀드는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이번에 상환되지 않은 이자를 이미 국제예탁결제회사에 전달했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의 제재로 채권자 계좌에는 이자가 입금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채권 이자 미입금은) 우리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 상황을 디폴트라 부를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외신들은 러시아의 최종 디폴트 처리 여부가 채권자들의 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통상 디폴트 여부를 결정하는 신용평가사들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신용등급 부과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채권자의 25% 이상이 이자를 받지 못했다고 밝히면 공식적으로 디폴트가 선언된다”며 “이 경우 러시아의 다른 외채들도 즉시 지급 불능에 빠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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