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트시트서 중 역린 건드려 ‘자위능력 유지 지원’은 추가
▶ 중 “하나의 중국 원칙 무력화, 美에 불길 일으킬 것” 경고, 미중 갈등 고조…바이든 한일 순방기간에도 날 더 세울 듯
미국 국무부가 대만 관련 팩트시트(개황 보고서)에서 기존의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 ‘대만은 중국의 일부’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원하지 않는다’ 등의 표현을 삭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중국이 ‘옹졸한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미 국무부는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공식 문서에 표기함에 따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20~24일 한일 순방에서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11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5일(현지 시간) 홈페이지 팩트시트의 ‘대만 관계’ 부분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지우고 대만을 ‘민주주의의 선도자이자 기술 강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 ‘미국과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고 경제적으로 깊은 연대를 하는 국가’ 등으로 새롭게 표현했다. 또 ‘미국은 대만이 충분한 자위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전념한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미 국무부는 다만 대만관계법, 미중 3대 공동성명(수교 당시 공동성명 등 양국 관계 관련 주요 성명), 6대 보장에 기초해 지속돼온 ‘하나의 중국’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 팩트시트는 바위처럼 단단한 대만과의 관계를 반영한다”며 “우리는 중국이 책임 있게 행동할 것과 대만에 대한 압박을 높이기 위한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며 “우리는 미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허구화하며 빈껍데기로 만들려는 행동을 멈추고 실제 행동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력화하려는 옹졸한 행위”라며 “이런 종류의 정치적 조작은 대만해협의 현재 상태를 바꾸려는 시도이며 필연적으로 미국에만 불길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관심사로 중국은 미국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할 때마다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해왔다. 1월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로 카드 놀이를 하는 것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역린(군주가 분개할 만한 약점)’을 대놓고 건드리면서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고 대만을 둘러싼 긴장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 순방 기간에 중국과 날을 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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